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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성 무너뜨렸던 ‘팔꿈치’ 로드리게스 “태권도에 감사해”

연합뉴스 조회수  

로드리게스, 12일 에멧과 UFC 페더급 잠정 타이틀전

정찬성(오른쪽)을 무너뜨렸던 야이르 로드리게스의 팔꿈치
정찬성(오른쪽)을 무너뜨렸던 야이르 로드리게스의 팔꿈치

[AF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야이르 로드리게스(31·멕시코)는 한국 격투기 팬들이 결코 잊을 수 없는 가슴 아픈 명장면을 연출한 선수다.

2018년 ‘코리안 좀비’ 정찬성(36)과 UFC 페더급 경기에서 로드리게스는 경기 종료 직전 회심의 팔꿈치 공격으로 KO승을 따냈다.

판정으로 가면 어렵지 않게 승리할 정도로 포인트를 쌓았던 정찬성을 무너뜨린 이 한 방으로 로드리게스는 UFC가 주목하는 선수로 도약했다.

그리고 로드리게스는 오는 12일 호주 퍼스의 RAC 아레나에서 열릴 ‘UFC 284: 볼카노프스키 vs 마카체프 경기’에서 조시 에멧(38·미국)과 페더급 잠정 타이틀 매치를 치를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

현재 페더급 2위인 로드리게스는 5위 에멧을 꺾고 잠정 챔피언에 오르면, 향후 페더급 챔피언까지 노릴 수 있게 된다.

페더급 챔피언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33·호주)가 라이트급 챔피언 이슬람 마카체프(32·러시아)에게 도전장을 내밀어 페더급 챔피언이 사라질 상황이기 때문이다.

향후 볼카노프스키가 페더급 복귀를 선언하면 그와 통합 타이틀전을 치를 수 있고, 복귀하지 않는다면 정규 챔피언 자리를 승계할 수 있다.

로드리게스는 10일 연합뉴스와 화상 인터뷰에서 “상당히 컨디션이 좋다. 에너지가 넘치고, 모든 준비를 끝냈다고 생각한다”면서 “남은 건 감량뿐이다. 이런 과정을 즐기며 경기를 기다린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와 화상 인터뷰 중인 로드리게스
연합뉴스와 화상 인터뷰 중인 로드리게스

[촬영 이대호]

로드리게스의 상대인 에멧은 타격 능력이 뛰어난 선수다.

그는 “에멧의 파워가 닿는 거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많이 움직이면서 좋은 공격에 성공하는 게 목표다. 그의 사정권에서 벗어나 내 최고의 펀치를 먹이겠다. 쉽지 않겠지만, 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재 페더급 챔피언인 볼카노프스키는 가장 압도적인 기량을 갖춘 챔피언으로 거론된다.

정찬성도 그의 주먹에 무릎을 꿇었고, 맥스 할러웨이(32·미국)도 맥없이 볼카노프스키에게 두들겨 맞았다.

페더급 잠정 챔피언을 노리는 로드리게스의 처지에서는 볼카노프스키가 라이트급 타이틀까지 차지하는 게 낫다.

그러나 로드리게스는 오히려 “볼카노프스키가 이겨서 페더급을 UFC 정상에 올려놨으면 좋겠다. 내가 잠정 챔피언이 돼서 볼카노프스키와 싸워 이긴다면 더 큰 업적이 될 것”이라고 투지를 불태웠다.

이어 “나는 창조적이고 빠르며, 체력이 좋다. 항상 날카로운 정신 상태도 장점”이라며 “내 유일한 약점은 나 자신이다. 내가 집중을 못 할 때만 상대가 날 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로드리게스는 5살 때부터 태권도를 수련한, UFC에서 보기 드문 태권도 기반의 선수다.

그는 5년 전 정찬성과의 대결이 자신에게 더욱 의미 있었던 숨겨진 이유를 공개했다.

2018년 정찬성(왼쪽)과 야이르 로드리게스의 경기
2018년 정찬성(왼쪽)과 야이르 로드리게스의 경기

[AFP=연합뉴스]

로드리게스는 “나의 태권도 스승인 헤수스 고메스는 굉장히 엄격했다. 도복을 항상 관리해야 했고, 마치 군대처럼 우리를 가르쳤다. 날카롭게 모든 기술을 단련해야 했고, 똑같은 발차기를 몇 시간이고 계속했다”고 떠올렸다.

고메스의 큰아들인 리카르도가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건 정찬성과 대결을 눈앞에 뒀을 때였다.

로드리게스는 “태권도의 본고장 한국 출신인 정찬성과 경기는 리카르도, 그리고 암과 싸우는 모든 이들을 위한 것이었다. 종료 직전 KO로 승리해서 더욱 내게는 특별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제 UFC 페더급 잠정 챔피언에 도전할 기회를 얻은 로드리게스는 자신의 토대가 된 태권도, 그리고 한국에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그는 한국 팬들에게 “여러분은 가장 멋진 팬이다. 날 존중해줘서 정말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었다”면서 “한국의 무술 태권도에도 감사하다. 여러분이 좋아하는 전쟁 같은 경기를 더 많이 펼쳐 보일 것”이라고 약속했다.

4bun@yna.co.kr

연합뉴스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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