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이 첫 준우승, 앞으로 더 큰 양분이 될 수 있다.
지난 7일, 고양 빛마루방송센터에서 열린 ‘크라운해태 PBA-LPBA 챔피언십’ LPBA 결승전에서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가 김보미(NH농협카드)를 세트스코어 4-3으로 돌려세웠다.
결과만 두고 보면 스롱이 빛나는 대회다. 그러나 이 경기는 과정이 상당히 흥미진진했다.
김보미가 1세트를 차지하고 스롱이 2,3,4세트를 연이어 다 가져간 상황이었다. 어느모로 봐도 스롱에게 승세가 확 기울어있는 상황.
특히 4세트는 스롱이 혼자 하이런 7점에 연속 3득점을 몰아치며 김보미는 단 한번도 큐를 들지 못했다. 연약한 멘탈을 가진 선수라면 5세트에서도 무너질 확률이 매우 높은 판이었다.
그러나 김보미는 물러서지 않았다. 프로 첫 결승을 넘어서 무관을 깨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결승 무대만 가면 잘 할 자신이 있다”던 그의 말은 빈 말이 아니었다.
김보미는 5세트부터 무서운 반격을 펼쳤다. 5이닝만에 연속 4득점에 힘입어 공타에 골을 앓은 스롱을 11-2로 완파했다. 승부의 저울이 조금씩 평평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세트스코어는 스롱이 1점을 더 쥐고 있는 상황. 6세트에서 행여 스롱이 이기기라도 한다면 이대로 경기가 끝이 난다. 그러나 김보미는 6세트에도 ‘꺾이지 않는 집중력’을 내세웠다.
그야말로 ‘미친 추격전’이었다. 순식간에 세트스코어 3-3이 만들어졌다. 관중석의 환호가 절정에 달했다.
승리의 여신은 결국 7개월만에 결승에 오른 스롱의 손을 들어주었다. 김보미는 그래도 밝게 웃었다. 늘 ‘3’에서 멈춰있었던 성적표가 ‘2’로 한 계단 올라갔다. 우승자가 조금 더 조명받았을 뿐, 김보미는 이 날 첫 결승전에서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PBA 원년시즌 챔피언인 아버지 김병호(하나카드) 역시 이 날 딸의 첫 결승 무대를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관전했다. 그가 트로피를 들던 당시에는 딸이 지켜봤다. 데칼코마니처럼 상황이 바뀌어있었다. 그러나 PBA 최초 부녀 챔피언의 타이틀은 끝내 얻을 수 없었다.
정규투어에서 무관은 깰 수 없었지만 가능성을 시험했고, 왕중왕전을 위한 마지막 실력을 가늠했다. 이 날 경기를 치르는 김보미에게서 가장 빛났던 점이 있다. 경기가 불리하게 흘러도 절대로 마음을 내려놓지 않았던 것이다.
결승무대에 올랐다면 월드챔피언십에서도 가장 큰 왕관에 도전할 수 있다. 김보미는 지난 시즌 월드챔피언십 준결승전에서도 스롱 피아비와 한 차례 대결을 가졌던 전적이 있다.
한편, 시즌 마지막 정규투어인 ‘크라운해태 PBA-LPBA 챔피언십’은 8일 남자부 PBA 준결승전과 결승전을 한꺼번에 치른다. 오후 12시 30분부터 강동궁(SK렌터카)-임성균의 준결승 1경기를 시작으로 오후 3시 30분에는 조재호-팔라존의 2경기가 열린다.
각 준결승 승자들은 오후 9시 30분 우승상금 1억원을 놓고 결승전에서 격돌한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