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머스 상대로 1-0 승리 결승골…브라이턴 6위 고공행진의 ‘엔진’
4골 넣은 손흥민에 한발 앞서…EPL 득점 경쟁 ‘한일전’ 주목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 진출한 ‘일본산 적토마’ 미토마 가오루(26·브라이턴)가 ‘아시아 최고 골잡이’ 손흥민(31·토트넘)의 뒤를 맹렬하게 쫓고 있다.
미토마는 5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브라이턴의 아멕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3 EPL 본머스와의 22라운드 홈 경기에서 경기 막판 극적인 헤더 결승골을 넣어 팀의 1-0 승리를 견인했다.
후반 42분 제레미 사르미엔토가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리자 미토마가 이를 머리로 받아 넣었다.
미토마의 시즌 5호골이자 2경기 연속골이었다.
올 시즌 EPL에 데뷔한 미토마는 처음에는 벤치 자원으로 활용됐지만, 자신의 진가를 인정받으며 주전 자리를 꿰찼다.
2022 카타르 월드컵 휴식기 뒤에는 자신감마저 붙었는지 그야말로 놀라운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 본머스전 골을 포함해 최근 5경기에서 4골을 넣었다.
골을 기록하지 못한 20라운드 리버풀전에서는 ‘광속’ 스피드와 발재간으로 상대 수비진을 농락하다시피 하며 팀의 3-0 완승에 이바지했다.
미토마는 일본에서는 이미 세계 수준에 근접한 선수로 일찌감치 인정받았다.
자신의 첫 프로팀인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에서 2020년부터 1시즌 반 동안 공식전 30골을 넣으며 일본 무대를 평정했다.
2021년 여름에 브라이턴에 입단하며 유럽 무대에 진출했는데 곧바로 임대 이적한 벨기에 리그에서 공식전 8골을 넣어 능력을 인정받았고, 올 시즌 브라이턴 1군에 입성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일본의 16강 진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전 세계 축구 팬들의 뇌리에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일본의 16강행을 확정지은 조별리그 3차전 스페인과 경기에서 공이 골라인 밖으로 나가기 직전 2-1 결승골로 마무리된 크로스를 올린 선수가 바로 미토마다.
공이 라인을 벗어났는지를 둘러싼 논란과 관계없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몸을 던지며 공에 발을 갖다 댄 미토마의 집중력에는 모두가 찬사를 보냈다.
일본 축구 팬들은 드디어 일본에 손흥민을 넘어설 골잡이가 나타났다며 환호하고 있다.
손흥민을 ‘보물’처럼 여기는 한국 팬들도 미토마에게 ‘적토마’라는 별명을 붙이고 그의 활약상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
올 시즌, 손흥민과 미토마의 득점 경쟁이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통산 득점 기록을 놓고 보면 미토마는 손흥민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손흥민은 10년 넘게 유럽 무대를 누비며 독일과 잉글랜드에서 공식전 139골을 넣었다.
EPL에서는 97골을 넣어 100호골 ‘금자탑’을 완성하기까지 3골만을 남겨두고 있다.
그러나 올 시즌 EPL 득점 페이스만 놓고 보면 미토마가 빠른 게 사실이다.
손흥민은 EPL에서 미토마보다 한 골 부족한 4골을 기록 중이다.
이대로 가면 올 시즌 EPL 최고의 아시아 공격수는 미토마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완와골절 부상 등으로 시즌 중반까지 부진하던 손흥민이 최근 들어 점차 나아진 경기력을 보여 지금까지의 기록만으로 한 시즌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손흥민은 최근 프레스턴과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4라운드 경기(토트넘 3-0 승)에서 멀티골을 넣었다.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에도 미토마는 껄끄러운 존재다.
토트넘은 현재 5위(승점 36)에 자리해 있다.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 티켓이 주어지는 4위 안에 드는 게 현실적인 목표다.
그런데 미토마의 활약에 힘입은 브라이턴이 토트넘의 턱밑인 6위(승점 34)까지 치고 올라왔다.
브라이턴이 최근 4경기 3승 1패의 기세를 후반기 지속한다면 토트넘의 4위권 진입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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