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10일 유럽 체육장관 회담 주재해 러시아·벨라루스 선수 참가 문제 논의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우크라이나가 2024 파리올림픽 보이콧을 당장 선언하지 않은 대신 앞으로 두 달간 자국에 동조하는 국가를 더 많이 확보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올림픽위원회(NOCU)는 3일(현지시간) 비상 총회를 열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파리올림픽 참가를 사실상 승인한 사안과 관련해 올림픽 보이콧을 포함한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올림픽 관련 소식을 전하는 온라인 매체 인사이드더게임즈와 AP통신, dpa 통신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NOCU는 당장 올림픽 보이콧을 택하지 않았지만,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올림픽 참가를 금지해달라는 우크라이나의 요구에 동조하는 국가가 더 늘어나도록 설득에 전력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우크라이나 체육부 장관을 겸한 바딤 구차이트 NOCU 위원장은 “우리는 (IOC가 내린)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올림픽 참가 승인 결정과 타협할 수 없다”며 “사견이지만, 우리의 설득 노력이 성공하지 못한다면 파리올림픽을 보이콧해야 한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IOC가 지난달 25일 전 세계 스포츠 그룹 지도자들 대다수의 의견이라며 국적으로 선수를 차별하지 말고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이 중립국 소속으로 파리올림픽 참가하도록 승인한 뒤 세계 여론은 양분됐다.
초강대국 미국과 파리올림픽 개최국 프랑스가 IOC의 결정을 지지 또는 수용한 데 반해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폴란드, 덴마크 등 유럽 국가들은 확고한 반대 의사를 나타내며 우크라이나 편에 섰다.
카밀 보르티니치우크 폴란드 체육부 장관은 최대 40개 나라가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파리올림픽 참가를 반대한다고 주장하면서 보이콧 여론은 확산 중이다.
AP 통신은 분열된 현 상황이 냉전 시대 이후 올림픽 운동의 최대 균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는 10일에 열리는 유럽 체육장관 화상 회담과 3월 3일 스위스 로잔에서 막을 올리는 하계올림픽종목국제연맹연합(ASOIF) 회의가 이번 사태의 주요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IOC의 결정에 비판적인 영국 정부는 유럽 체육장관 회담을 주재해 우크라이나와의 유대를 재확인하고 IOC의 방침을 심도 있게 논의할 참이다.
국가올림픽위원회(NOC)를 위시한 IOC와 더불어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ASOIF의 회의에서도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세계육상연맹과 국제축구연맹 등 ASOIF에서도 규모가 큰 종목 단체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국제 대회 참가를 강력하게 제재했다.
그러나 테니스, 사이클과 같은 종목은 두 나라 선수들이 국기와 국가를 사용할 수 없는 중립국 소속으로 대회에 출전하는 걸 막지 않았다. 종목 특성에 따라 두 나라 선수들의 올림픽 참가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를 수밖에 없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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