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슈퍼루키’라는 이름표는 뗐다. 하지만 ‘제2의 이종범’이라는 기대는 여전히 남아 있다. 김도영(19)이 KIA 타이거즈의 새로운 미래가 될 프로 2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광주동성중과 광주동성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22년 KIA 1차 지명으로 프로에 합류한 김도영은 데뷔 당시부터 대형 내야수가 될 것이란 기대를 모았다. 이른바 ‘5툴 플레이어’로서 이종범의 후계자가 될 것이란 높은 기대치의 평가를 2022시즌 봄까지만 해도 맹활약으로 증명했다.
시범경기 12경기 타율 0.432/2홈런/5타점/출루율 0.432/장타율 0.636이란 충격적인 활약. 그리고 김도영은 개막전 엔트리 합류 이후 지난해 신인 가운데 가장 긴 167일간 1군 엔트리를 지켰다. 하지만 성적은 103경기 타율 0.237/3홈런/19타점/13도루/OPS 0.674로 애초의 기대치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좌절이나 낙심은 없다. 오히려 한결 더 편해진 마음과 자신감으로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스프링캠프 출국을 앞두고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난 김도영의 표정은 담담한 인정, 편안함, 당당한 각오가 모두 녹아 있었다.
김도영은 “아쉬운 부분이 굉장히 많았는데 그 중에서도 그래도 만족하는 부분이 있는 것만으로도 그래도 괜찮은 한 해였다고 생각한다”면서 “올해는 자리를 잡고 싶은 마음이 좀 강하게 드는 것 같다”고 했다.
기회를 잡은 것과 비교하면 그만큼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는 게 김도영의 생각이다. 올해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도 전했다. 김도영은 “어느 위치든 일단 주전으로 자리를 잡는 걸 제 손으로 해내고 싶어서 기회만 주어진다면 잡을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하는 게 우선일 것 같다”며 주전 경쟁에 대해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KIA 코칭스태프는 김도영을 장기적으로 주전 3루수인 동시에 백업 유격수로 활용하겠다는 계획. 시즌 상황에 따라 멀티포지션이 가능한 김도영의 활용도는 더 늘어날 수 있다. 단 김도영의 활약이 전제다.
3루 수비에서만큼은 지난해도 확실히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도영 또한 “초반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스타트를 어떻게 하는지가 많이 중요했던 것 같은데 후반기에는 나의 스타트를 찾은 것 같아서 편하게 했던 것 같다”며 돌이켜봤다.
시즌 종료 후 김도영은 질롱코리아 소속으로 ABL을 뛰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하지만 KIA는 신인으로 긴 시즌을 소화한 김도영의 부상 방지 및 보호차원에서 이를 수락하지 않았다.
김도영은 “그것만으로도 대우를 받았다고 생각해서 그 의견을 존중하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했다. 그만큼 비시즌은 배우는 게 많아야 겠다는 생각을 해서 바쁘게 움직였다”며 “체력적으로 키우고 코어 강화나 필요한 운동을 많이 했고 필라테스도 다니면서 여러 운동을 병행했다”며 분주했던 비시즌의 노력들을 귀띔했다.
수비력과 주력에서만큼은 당장 주전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 김도영이다. 이제 관건은 결국 타격 지표를 끌어올리는 것일 터다. 지난 시즌 타격에 대해 김도영은 “아쉬운 부분이 확실히 많았는데 그래도 후반에 긍정적인 부분은 그래도 내 타격감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타격폼을 바꾸는 것이 없었다는 것”이었다면서 “캠프에 가서도 그 타격폼을 유지해서, 확실히 제 것으로 만들려고 좀 많이 노력을 해야할 것 같다”고 했다.
이유가 있다. 프로에서 시행착오를 겪다보니 타격폼을 계속해서 스스로 바꾸면서 더 헤맸다는 자체 진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김도영은 “코치님들이나 선배들이 늘 ‘타격폼은 다시 돌아오게 되어 있다’고 했는데 결국엔 그 말이 맞았던 것 같고, 지난해 배운게 너무 많기 때문에 올해는 그래도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신인에게 따라 붙는 과도한 스포트라이트와 ‘슈퍼루키’라는 기대는 결국 부담이기도 했다.
김도영은 “나는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내 몸은 많이 느꼈던 것 같다. 하지만 올해는 확실히 일단 야구장 나오는 것 자체가 편한 것 같다”면서 “적응을 한 건지 모르겠지만 일단 마음이 편하고 선배들과도 많이 친해졌다고 생각해서 그것 자체만으로도 좋다”면서 지난해와 달라진 현재의 심적인 마음가짐을 전했다.
이제는 확실한 믿음을 심어주고 싶다. 김도영은 “시즌 초반부터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려서 감독님께 믿음을 심어드리는 게 우선 목표”라며 “지난해보다 자신감은 있다. 재밌을 것 같고 신나고 그런 느낌이 있어서 다치지 않고 스프링캠프를 잘 마무리하겠다”고 다짐했다.
김도영에게 제2의 이종범이란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다. 이제 막 프로 1년차 시즌을 보낸 김도영이 2번째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김원익 MK스포츠 기자(one.2@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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