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힘내라는 말밖에 할 수가 없네요.”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의 ‘해결사’ 변준형(27)이 고양 캐롯의 이정현(24)에게 건넨 위로(?)의 말이다.
변준형은 지난 시즌까지 인삼공사를 이끈 김승기 현 고양 캐롯 감독에게 수없이 많은 당근과 채찍을 받았던 선수다.
김승기 감독은 과거 “(변준형은) 더 좋아질 선수고, 잘 성장하면 김선형(SK)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선수다. 그래서 따끔하게 혼낼 때도 있고, 잘할 때는 혼이 나갈 정도로 잘해준다. 변준형을 최고로 만들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프로에 데뷔한 2018-2019시즌부터 그렇게 네 시즌 간 김 감독에게 엄격한 지도를 받은 변준형은 매 시즌 성장세를 보이는 중이다.
올 시즌에는 김상식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인삼공사에서 더 큰 존재감을 뽐낸다.
변준형은 정규리그 37경기에 출전해 평균 29분 6초를 뛰며 14.3득점 2.5리바운드 5.1어시스트를 기록, 팀의 선두(26승 11패) 질주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2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캐롯과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서도 그는 팀 내 최다인 26득점(6어시스트 4스틸)을 올려 인삼공사의 82-65 승리에 앞장섰다.
4쿼터 중반까진 야투 성공률 100%를 자랑할 정도로 슛 감각도 좋았다.
이제는 다른 팀에서 서로를 마주하게 됐지만, 김승기 감독은 변준형의 기량을 아낌없이 칭찬한다.
이미 여러 차례 “변준형이 올 시즌 최우수선수(MVP)가 될 만하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지난해 창단한 캐롯에선 가드 이정현이 과거 변준형처럼 김 감독의 ‘집중 교육’을 받는다.
때로는 팀이 이길 때에도 거센 질책을 받는데, 나쁜 습관을 고치고 경기력의 기복을 없앤다면 팀을 장악할 선수가 될 거란 김 감독의 믿음 때문이다.
경험자인 변준형은 캐롯전을 마친 뒤 수훈 선수 인터뷰에서 이정현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남겼다.
“이정현에게서 내 모습이 보여 마음이 아팠다. 찡하더라”라며 미소를 지은 그는 “김승기 감독님께서 채찍을 많이 주시는데 잘 챙겨주시는 부분도 있다. 정현이가 그 부분을 잘 캐치하고 더 열심히 하면 충분히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정현이 미래 라이벌이 될 수도 있다는 말에 “정현이가 더 잘하더라. 더 어리니까 더 잘한다”고 답해 취재진을 웃게 했다.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한 변준형은 이날 “계속 힘든 경기를 했는데 오늘은 여유 있게 이긴 것 같아 다행이다. 우리가 1위 팀이라는 걸 증명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만족해했다.
그는 “(리그) 일정이 타이트해 내 햄스트링도 타이트하다. 허리까지 아파 아이싱을 하고 있다”면서도 “다른 것에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고 경기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bo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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