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데(홀리스 제퍼슨)와 둘만 있는 느낌이었다.”
안양 KGC는 1월 31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4라운드 전주 KCC와의 원정 경기에서 83-81로 접전 끝에 승리, 시즌 2연승을 달성했다.
KGC의 귀중한 승리를 이끈 건 오마리 스펠맨이었다. 최근 부진을 겪었던 그는 이날 3점슛 6개 포함 34점 11리바운드 5어시스트 2블록슛으로 펄펄 날며 부활했다.
스펠맨은 “너무 재밌었다. 이런 경기는 살면서 처음 해본다. 팀원들과 함께 만든 승리라서 기분 좋다”고 이야기했다.
무엇보다 론데 홀리스 제퍼슨과의 쇼다운은 역대급 명장면이었다. 어쩌면 올 시즌 KBL 최고의 경기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스펠맨과 제퍼슨의 자존심 대결은 여운을 남겼다. 문성곤은 “NBA 게임을 보는 것 같았다”며 놀라워하기도 했다.
스펠맨은 “론데와는 오랜 시간 알고 지낸 사이다. 그래서인지 정말 재밌었다. 덕분에 전보다 더 집중할 수 있었다. 론데가 놀라운 모습으로 점퍼와 돌파를 성공했다. 마치 핑퐁처럼 한 번씩 공격을 주고받았는데 서로 집중력이 높았다. 우리 둘만 있는 느낌이었다. 이런 경기를 이겨서 놀랍고 행복하다”고 전했다.
그동안 KGC는 단독 선두를 지켰지만 스펠맨의 경기력 기복은 고민이었다. 좋고 나쁨의 차이가 적지 않았다. 승리가 이어져도 환하게 웃지 못한 KGC였다. 김상식 KGC 감독은 “스펠맨은 자신이 부진하면 남을 탓하는 게 아닌 자책한다. 나는 물론 (대릴)먼로나 우리 선수들이 항상 다독여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스펠맨은 이에 대해 “경기 전 연습부터 진지하게 준비했다. 장난도 안 치려고 했다”며 활약이 얼마나 절실했는지 밝혔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해도 론데와의 쇼다운이 이어질지는 정말 몰랐다. 엄청난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분위기를 이어가야 할 것 같다”고 바랐다.
스펠맨만 평균 이상의 활약을 이어간다면 KGC는 이번 시즌 고공 행진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 이미 국내선수들은 최고 수준이다. 스펠맨의 기량에 대해선 의심할 필요가 없지만 결국 기복을 줄이는 것이 숙제다. 그래야만 접전 끝 승리 공식에서 조금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
스펠맨은 “접전 승리가 많다는 건 그만큼 동료들의 자신감이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클러치 상황에도 스스로 믿는 만큼 매 경기마다 잘하는 선수들이 나온다”며 “오늘(KCC전)은 내가 잘했다. 되는 날이 있다. 나와 선수들에 대한 믿음이 있다”고 자신했다.
민준구 MK스포츠(kingmjg@maekyung.com)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