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발라 부진? 평가 안하겠다…김민재가 환상적인 선수”
걷어내기 9회 등 활약…자책골 될 뻔한 실수는 ‘옥에 티’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선두 나폴리의 후방을 지키는 ‘괴물 수비수’ 김민재(27)가 이번에는 AS 로마의 공격진을 꽁꽁 묶었다.
로마의 스리톱이 유효슈팅을 하나도 차지 못한 가운데 조제 모리뉴(60) 감독도 상대 팀 선수인 김민재를 콕 집어 칭찬했다.
나폴리는 3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나폴리의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경기장에서 열린 2022-2023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20라운드 홈 경기에서 AS 로마를 2-1로 꺾었다.
나폴리 지역 매체 등에 따르면 경기 후 모리뉴 감독은 “파울로 디발라가 실망스러웠냐고? 난 선수 개인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며 “김민재와 아미르 라흐마니는 대인 수비가 아주 강한 선수들이다. (그 중) 김민재는 환상적 선수”라고 말했다.
로마의 스타인 디발라는 스리톱 중 오른쪽 공격수로 출전했지만, 유효슈팅 없이 슈팅 1회에 그쳤다. 디발라는 리그 14경기에 출전 7골을 기록 중이다.
왼쪽 공격수로 나선 로렌초 펠레그리니 역시 슈팅을 딱 한 번 찼고, 이마저도 유효슈팅이 아니었다.
중앙 공격수 태미 에이브러햄은 아예 슈팅을 하나도 만들지 못했다.
이들과 주로 맞붙은 김민재는 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 집계상 양 팀 통틀어 최다인 걷어내기 9회, 슈팅 저지 2회 등을 기록하며 철벽수비를 자랑했다.
특히 걷어내기는 라흐마니나 상대 중앙 수비수 크리스 스몰링(이상 5회)의 2배 가까운 수치다.
하프라인 위까지 올라와 상대 스리톱을 강하게 압박한 김민재는 공을 탈취하거나 파울을 만들어내며 로마의 공격 속도를 늦췄고, 빠른 발로 뒷공간으로 질주하는 공격수를 모두 잡아내며 역습도 막아냈다.
세리에A를 통해 ‘빅리그’에 처음 진출한 김민재는 연이어 명문 팀과 만나 각국에서 온 스타 공격수들을 상대 중이다.
시즌 초 AC 밀란과 경기에서 올리비에 지루(프랑스)를 힘들게 한 김민재는 이달 5일 인터 밀란전에서는 로멜루 루카루(벨기에)·라우타로 마르티네스, 14일 유벤투스전에서는 ‘월드컵 우승 주역’ 앙헬 디마리아(이상 아르헨티나)를 득점 없이 묶었다.
김민재가 후방을 든든하게 지키는 나폴리는 순위에서만 선두가 아니라 올 시즌 최소 실점(15골)도 지키고 있다.
이날도 라흐마니와 합을 이뤄 디발라 등 로마의 공격진까지 무력화한 김민재지만, 실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전반 12분 김민재는 실수로 자책골 위기를 맞았다. 나폴리의 페널티박스로 롱패스가 날아오자 김민재는 경합을 이겨내고 공을 머리에 맞췄는데, 마침 골키퍼까지 전진한 상황에서 이 공이 나폴리의 골대 방향으로 향했다.
다행히 지면에 몇 차례 튄 공이 골대 옆으로 살짝 빗나가면서 실점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모리뉴 감독은 28일 이뤄진 사전 기자회견에서도 “나폴리 선수 한 명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겠다”며 돌연 김민재를 언급했다.
디발라 수준의 선수가 나폴리에 얼마나 있냐는 질의에 “그 정도 수준의 선수는 없다”면서도 “훌륭한 선수들은 있다. 그중 한 선수 이야기를 해주겠다”고 말했다.
이 선수가 바로 김민재라는 그는 토트넘 감독 시절 영입을 원해 2∼3차례 영상통화까지 했지만, 돈을 쓰기 싫어한 구단의 시원치 않은 반응에 단념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2019년 11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전 감독의 후임으로 토트넘의 지휘봉을 잡고 1년 6개월가량 손흥민(31)을 지도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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