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타자’로 추앙받던 강백호(24)가 큰 시련을 겪었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연봉이 대폭 삭감됐다.
kt 위즈는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2023시즌 재계약 대상자 61명과 연봉 계약을 마쳤다”고 밝혔다.
가장 마지막에 도장을 찍은 강백호는 5억 5000만 원에서 2억 9000만 원을 받는다. 삭감율이 무려 47.3%나 된다.
강백호는 지난 시즌 두 번의 큰 부상과 함께 커리어로우 시즌을 보냈다.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62경기에 나섰고 타율은 0.245에 58안타 6홈런 29타점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강백호가 타율 2할 4푼대에 머문 건 당연히 처음이다. 100경기 미만 경기 출전도 처음, 단일 시즌 한 자릿수 홈런-두 자릿수 안타 모두 처음이다. 그만큼 강백호는 부진했다.
강백호 입장에선 억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자신이 원했던 흐름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불가항력 적으로 피할 수 없는 부상을 당했고, 부상은 결국 성적의 발목을 잡았다. 관리 소홀로 생긴 부상이 아니었기에 더욱 미련이 남을 수 있었다.
강백호는 지난해 부상으로 엔트리서 빠진 일수가 무려 79일이나 됐다.
그러나 강백호가 불만을 가질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부상도 실력이라는 입장을 보이는 야구인들도 적지 않다.
김종국 KIA 감독은 현역 시절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부상도 실력이다. 부상은 불의의 순간에 찾아오는 것 같지만 준비가 돼 있었다면 부상도 피할 수 있다. 부상은 늘 전조 증상을 보이기 마련이다. 부상 부위에 뭔가 불안하고 흔들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럴 때일수록 보강 훈련을 열심히 하고 부상에 대한 대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뭔가 불안한 상황에서 그냥 그 위기를 넘기려고 하면 꼭 그 부위에 부상이 생기게 된다. 때문에 부상도 실력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뭔가 불안한 느낌이 들 때 좀 더 확실하게 준비한다면 대부분의 부상을 피할 수 있다.”
부상은 오기 전에 항상 신호를 보내게 돼 있고 그 신호가 왔을 때 보강 훈련 등을 더 열심히 했다면 부상을 피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강백호가 부상으로 빠지며 떨어진 성적에 미련을 둬선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부상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부상이 오기 전엔 항상 전조 증상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이런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강백호에겐 좋은 공부가 된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는 부상에 발목을 잡히지 않도록 준비하고 대비하는 훈련을 한다면 지난 시즌 같은 아픔은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부상도 실력이다.” 강백호가 새로운 시즌 반드시 마음속에 담아 둬야 할 격언이라 하겠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butyou@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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