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을 흔들지 말라. 내가 가장 믿는 투수다.”
박진만 삼성 감독이 마무리 오승환(41)에 대한 변함 없는 믿음을 보냈다. 주위에선 오승환의 구위에 대해 이런저런 말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흔들림 없이 신뢰를 전하고 있다.
박 감독은 “오승환은 여전히 우리 팀 불펜 투수 중 가장 좋은 공을 던지는 투수다. 공의 위력이 조금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정상급 구위를 갖고 있다. 무엇보다 내가 믿고 있는 투수다. 외부에서 흔들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오승환은 한 때 ‘돌직구’로 이름 높았던 투수다.
공이 타자 앞에서 솟아오르는 듯 느껴진다고 해서 붙여진 ‘라이징 패스트볼’은 오승환의 최대 무기였다. 힘으로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마무리 투수는 팀 내에서 높은 신뢰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이 패스트볼이 위력이 많이 떨어졌다. 전성기 시절에 비해선 구속 자체가 3km 이상 떨어졌다.
볼 끝의 움직임도 줄어들었다. 이전처럼 힘으로 압도할 수 있는 공을 던지지는 못한다.
하지만 오승환에게는 경험이라는 무기가 있다. 수없이 많은 위기를 넘겨냈던 커리어가 있다.
구속과 패스트볼의 위력은 분명 떨어졌지만 그를 만회할 수 있는 다양한 변화구와 제구력을 갖고 있는 투수다.
오승한은 흔히 빠른 볼로 강하게만 던진 투수로 기억되고 있지만 오승환의 진짜 장점은 제구력에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A팀 전력 분석 팀장은 “오승환은 제구력이 빼어난 투수다. 힘으로 무작정 붙는 투수가 아니었다. 힘이 다소 떨어진 최근에도 믿음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제구력에 있다. 여전히 원하는 곳에 공을 정확하게 던질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오승환이 여전히 삼성의 마무리를 맡을 수 있는 이유다. 제구력과 다양한 볼 배합으로 위기를 넘길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는 투수다. 박진만 감독이 괜히 믿는다고 말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승환이 제구력이 없는 투수였다면 진작에 무너졌을 것이다. 패스트볼의 힘만 믿고 던지는 투수였다면 지금쯤 바닥을 기고 있어야 정상이다.
하지만 오승환은 여전히 정상급 마무리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안정된 제구력에 변화구 구사 능력이 향상된 것이 플러스 요인이 되고 있다.
박진만 감독은 “오승환에 대한 믿음이 흔들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지난해에는 7월에 극심한 부진을 겪은 것이 팀과 개인 모두에게 치명타가 되기는 했지만 이제 같은 실패는 반복하지 않으리라고 믿고 있다. 오승환은 여전히 30세이브 이상을 할 수 있는 든든한 마무리 투수다. 올 시즌에도 우리 팀의 핵심 전력이다. 외부에서 이러쿵저러쿵 흔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감독의 믿음이 흔들리지 않고 있다는 것은 믿고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제 마흔을 넘긴 나이. 분명 전성기만큼의 힘은 보여주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오승환에게는 제구력과 풍부한 경험이 있다. 두 가지 무기로 떨어진 볼 끝의 힘을 만회할 수 있는 투수다.
밖에서 누가 뭐라 하든 감독이 가장 믿고 있는 마무리 투수다. 삼성의 마무리 투수는 올 시즌에도 오승환이고 오승환은 그 믿음에 부응할 수 있는 힘이 남아 있다.
오승환이 외부의 불안한 시선을 딛고 변함없이 삼성의 뒷문을 책임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butyou@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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