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을 개인 코치로 두는 문제로 이탈리아 빙상연맹과 갈등
▲ 아리안나 폰타나(사진: 신화=연합뉴스) |
[스포츠W 임재훈 기자] 이탈리아 쇼트트랙의 ‘살아있는 전설’ 아리안나 폰타나가 이탈리아 빙상연맹과의 갈등으로 인해 미국으로 귀화할 가능성이 제기돼 주목된다.
폰타나는 25일(현지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훈련을 마치고 귀국길에 비행기에서 찍은 사진을 공개하면서 “새로운 옵션을 탐색하고 미국이 나의 올림픽 여정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미국에 갔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자신을 고립시키는 이탈리아 연맹의 처사를 용남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이탈리아 빙상연맹과 신뢰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적었다.
이어 그는 “난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있다”며 “모든 카드가 테이블 위에 있다. 심지어 내가 고려조차 하지 않았던 것까지”라고 적었다.
이는 폰타나가 미국으로 귀화할 수도 있음을 암시하는 언급이다.
이탈리아 언론 ‘라 레푸블리카’는 폰타나가 2026년 조국인 이탈리아에서 개최되는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동계올림픽에 다른 국가 유니폼을 입고 뛸 가능성에 대해 전하면서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그 국가는 미국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폰타나는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부터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까지 다섯 차례 동계올림픽에 참가해 통산 11개(금메달 2개, 은메달 4개, 동메달 5개)의 메달을 따내면서 쇼트트랙 선수로서 남녀를 통틀어 가장 많은 메달을 따낸 선수로 기록됨과 동시에 동·하계 올림픽을 통틀어 이탈리아 여성 스포츠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올림픽 메달을 따낸 선수다.
이탈리아 스포츠를 상징하는 위치에 있는 선수가 명예로운 은퇴가 가까운 시점에, 그것도 조국에서 열리는 생애 여섯 번째 동계올림픽에서 이탈리아가 아닌 다른 나라 유니폼을 입을 수도 있다고 언급한 것은 충격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폰타나의 이같은 입장은 오랜 기간 이어져 온 이탈리아 빙상연맹과의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폰타나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이후 남편 앤서니 로벨로를 개인 코치로 두는 문제로 자국 빙상연맹과 갈등을 겪었고, 그 여파는 베이징 대회까지 이어졌다.
폰타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500m 금메달을 따낸 뒤 “빙상연맹은 내가 남편을 코치로 두는 것을 정말로 탐탁지 않게 여겼다”며 “복도에서 이탈리아 빙상연맹 관계자들을 만났지만, 그들은 내게 다가오지도 않았고 축하의 인사도 건네지 않았다”고 주장, 이탈리아 연맹과의 갈등을 외부로 드러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폰타나는 그 동안 “나라를 바꿀 바에는 차라리 은퇴하겠다”며 귀화 가능성에는 선을 그어왔다.
하지만 이번에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모든 카드가 테이블 위에 있다. 심지어 내가 고려조차 하지 않았던 것까지”라고 전한 입장에서 그에게 최근 일어난 심경의 변화가 읽힌다.
이에 대해 안드레아 아보디 스포츠 및 청년정책 담당 장관은 “폰타나가 이탈리아를 떠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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