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MLB) 진출에 도전하는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가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71)와 손을 잡았다.
미국 뉴욕포스트의 칼럼니스트 존 헤이먼은 25일(한국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KBO 리그 최우수선수(MVP)이자 이번 시즌이 끝난 뒤 미국에 도전하는 이정후가 보라스를 에이전트로 선임했다”고 전했다.
가족의 사랑이 담긴 계약이었다. 이정후는 모든 결정을 홀로 내릴 수 있는 성인이지만 인생이 걸린 중요한 계약은 가족과 함께했다.
보라스는 메이저리그에서 악명 높은 에이전트다. 선수에겐 큰돈을 벌어다 주는 천사지만 구단 입장에선 위협이 되는 악마로 평가 받고 있다.
류현진이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팀을 옮긴 2019년 스토브리그에는 에이전트로 사상 최초로 ‘10억 달러(약 1조2천344억원)’ 시대를 열었다.
흥미로운 것은 보라스와 이정후 뒤에 이정후의 부모님이 함께했다는 점이다.
이정후의 부모님은 1월 중순쯤 미국 LA로 직접 날아갔다.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도울 파트너를 구하기 위함이었다.
이정후 홀로 결정할 수도 있었지만 부모님의 의견을 반영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여러 에이전트들을 접하며 적당한 인물을 찾았고 그 중 보라스의 제시 조건이 가장 안정적이라고 생각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저리그 계약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보라스와 계약에 이정후 부모님의 뜻이 많이 반영된 것으로 알고 있다. 구단에는 부담스러운 존재지만 가치가 있는 선수에겐 큰 힘이 돼 줄 수 있는 에이전트로 보라스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보라스와 만남은 좋은 시너지 효과로 이어지 수 있다고 본다. 가족이 한 마음으로 임하고 있기 때문에 일이 좀 더 수월하게 풀릴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보라스는 2년 전에도 이정후와 계약을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엔 가족들의 의견이 하나로 모이지 않았다.
그러나 보라스는 재도전을 했고 이번엔 가족의 한마음을 끌어냈다. 좋은 하모니를 이루게 될 이정후와 보라스의 호흡이 대박 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butyou@maekyung.com)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