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스트링 부상에도 연전연승하자 ‘가짜 부상’ 의혹 제기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7천650만 호주달러·약 662억6천만원) 남자 단식 통산 10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노바크 조코비치(5위·세르비아)가 ‘가짜 부상’ 논란에 입장을 밝혔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25일 “부상이 진짜라고 입증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조코비치의 말을 보도했다.
호주 멜버른에서 진행 중인 시즌 첫 메이저 대회 호주오픈에서 8강에 올라 있는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 햄스트링 부상을 안고 뛰고 있다.
왼쪽 다리 윗부분에 붕대를 감고 출전 중인 조코비치는 경기 도중 긴 랠리를 벌이거나, 다소 무리한 동작을 한 뒤에는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런데도 8강까지 승승장구하며, 특히 호주오픈에서는 2019년부터 25연승 행진을 이어가자 ‘가짜 부상’ 논란이 불거졌다.
또 비단 올해뿐만이 아니다.
2021년 호주오픈에서는 복근 부상이 있다고 했지만 3회전에서 테일러 프리츠(미국)를 상대로 3-2 승리를 거뒀고, 2015년 앤디 머리(영국)와 결승 때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프리츠와 경기 때는 1, 2세트를 먼저 조코비치가 따낸 뒤 복근 부위 통증을 호소하며 3, 4세트를 내줬지만 5세트 들어 갑자기 정상적인 경기력을 발휘해 6-2로 이긴 뒤 결국 우승까지 했다.
일부에서는 조코비치가 부상을 내세워 상대의 집중력을 흐트러트린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틀 전 16강전에서도 앨릭스 디미노어(호주)를 3-0(6-2 6-1 6-2)으로 완파한 조코비치는 “의심하는 사람들에게 따로 입증할 것이 없다”며 “다른 선수들이 부상일 때는 안타까워하면서, 내가 부상일 때는 ‘가짜’라고 하니 흥미롭다”고 ‘가짜 부상’ 논란을 일축했다.
그는 “나는 MRI 검사 결과도 받은 것이 있다”며 “2년 전에도 그렇고, 이번에도 여러 말들이 있지만 이런 것들을 동기 부여의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 여자 단식 4강에 오른 빅토리야 아자란카(벨라루스)도 조코비치에 공감의 뜻을 나타냈다.
아자란카도 10년 전인 2013년 호주오픈에서 ‘가짜 부상’ 논란에 휩싸였던 경험이 있다.
당시 슬론 스티븐스(미국)와 준결승 경기 도중 갈비뼈 부상으로 메디컬 타임아웃을 길게 썼는데, 이때 경기 흐름을 끊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이 거셌다.
아자란카는 24일 4강 진출 후 인터뷰에서 “내 선수 경력 가운데 가장 최악이었다”고 10년 전을 떠올리며 “선수를 영웅이나 악당으로 묘사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우리는 영웅이나 악당이 아닌 그냥 평범한 사람”이라고 ‘가짜 부상’ 논란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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