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지난 23일 발표된 남자 골프 세계랭킹에서 욘 람(스페인)은 일주일 전 4위에서 3위로 올라섰다.
1위는 여전히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였고, 2위는 스코티 셰플러(미국)였다.
이 결과를 본 골프 팬들은 모두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도 그럴 것이 23일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서 우승한 람은 이달에만 벌써 두 번이나 PGA투어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등 눈부신 성적을 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9일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역전 우승을 따냈고, 이어진 소니오픈은 결장했지만 2주 만에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서 정상에 올랐다.
더구나 람의 우승 행진은 이미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됐다.
람은 작년 10월 DP 월드투어 스페인 오픈, 12월 DP 월드투어 챔피언십도 우승했다.
넉 달 사이에 6번 출전해 4번이나 우승한 것이다. 우승을 놓친 2차례 대회에서도 모두 10위 안에 들었다.
작년 9월 DP 월드투어 BMW PGA챔피언십 2위까지 포함하면 최근 출전한 7개 대회에서 4승을 올리고 한 번도 톱10 밖으로 밀린 적이 없다.
그렇다고 매킬로이가 람을 압도하는 성적을 낸 것도 아니다. 람이 7전 4승을 올린 기간 매킬로이는 5번 대회에 출전해 한번 우승했다.
물론 4위 이하 순위로 밀린 적은 없을 만큼 뛰어난 경기력을 보인 건 맞지만 람에는 확실히 미치지 못했다.
이런데도 람이 세계랭킹 1위에 오르지 못하자 팬들 뿐 아니라 전문가들도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이라는 여론이 일었다.
람 자신도 “내 기분으로는 내가 세계 1위 같은데, 세계랭킹 시스템이 아니라고 하니까…”라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기도 했다.
미국 골프 전문 매체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골프를 잘 치는 넘버원이 누구인지 세계랭킹 제도가 제대로 알려주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세계랭킹 시스템은 최근 성적뿐 아니라 과거 2년간 성적도 반영된다.
최근 성적에 가중치가 과거 성적보다 더 많이 주어지기 때문에 최근 성적이 더 중요하기는 하지만, 일정 기간 성적도 영향을 미친다.
람이 최근 성적으로도 매킬로이와 셰플러를 따라잡지 못한 건 작년 전반기 때까지 두 선수가 람에 훨씬 앞선 성적을 냈기 때문이다.
스페인 오픈에서 우승했을 때 람은 세계랭킹 6위였다.
그러나 26일 개막하는 PGA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이 끝나면 람은 세계랭킹 1위에 오른 가능성이 높다.
람은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에서 단독 3위만 해도 매킬로이를 제치고 세계랭킹 1위에 오른다.
물론 우승하면 더할 나위 없다.
람이 세계랭킹 1위에 오르면 작년 3월 이후 10개월 만에 복귀다.
그는 2020년 7월 처음 세계랭킹 1위에 올랐고, 모두 4차례 세계랭킹 1위를 꿰찼다.
처음과 두 번째는 2주밖에 1위에 머물지 못했고 세 번째 1위도 3주 만에 끝났지만 2021년부터 7월부터는 36주 동안 세계랭킹 1위를 지켰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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