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이어간 그는 “김현수는 실력도 되고 성적도 되는 좋은 선수다. 그래도 새로운 선수가 나왔어야 했다. 그리고 언제까지 김광현, 양현종이냐. 일본에서도 ‘언제까지 김광현이냐’라는 기사가 나온다. 국제 대회에 가면 어마어마하게 배울 게 많다. 국제 대회에서 느끼는 감정이나 마인드로 인해 선수가 어마 무시하게 달라진다. 갔다 온 후에 한국 야구에서 할 것들이 있다. 문동주가 제구력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지금 그런 투수가 없다. 안우진도 마찬가지다. 외국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줘야 하는 게 한국 야구가 해야 할 일이다”라고 말했다.
문제가 된 것은 안우진에 대한 코멘트였다.
안우진은 2022시즌 맹활약을 펼친 선수다. 소속팀 키움 히어로즈를 한국시리즈까지 이끈 에이스다. 30경기에 나서 15승 8패 평균자책 2.11 196이닝 224탈삼진을 기록했다. 평균자책-탈삼진 1위에 올랐으며, 특히 224탈삼진은 역대 국내 선수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이다. 시즌 종료 후에는 생애 첫 골든글러브도 수상했다. 활약만 놓고 보면 당연히 뽑혀야 한다.
그러나 학교 폭력이 발목을 잡았다. 안우진은 휘문고 재학 시절 학교폭력을 한 사실이 드러났고 이로 인해 대한체육회 징계를 받았다. WBC의 경우, KBO의 주관이기에 선발에는 문제가 없다. 그렇지만 기술위원회와 대표팀은 안 좋은 여론 및 대표팀에 올 후폭풍에 대비해 안우진을 넣지 않았다.
추신수는 “박찬호 선배 다음으로 재능 있는 선수다.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다. 이 선수를 감싸주려는 게 아니다. 분명 잘못된 행동을 했다. 제3자로서 들리고 보는 것만 보면 정말 안타깝다. 한국은 용서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잘못을 뉘우치고 처벌도 받고 출전 정지도 받고 다했다. 국제 대회에 못 나가는 거에 할 말은 많은데….”라고 했다.
이어 추신수는 “야구 선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일찍 태어났다고 해서 선배가 아니다. 불합리한 부분을 보고 있는 후배가 있으면 발 벗고 나서야 한다. 근데 아무도 나서지 않는다. 야구 일찍 했다고, 먼저 태어났다고 선배가 아니다. 목소리를 내고 도움이 되어야 한다. 근데 모두 지켜만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안우진은 피해자 측으로부터 완벽한 용서를 받지 못한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추신수의 발언은 팬들에게 설득은커녕, 쓴소리를 듣고 있다. ‘말 그대로 국가대표다. 국민정서에 반하는 선수는 될 수가 없다’, ‘ 용서는 피해자가 한다. 용서를 강요하지 마라’의 글을 남겼다.
추신수가 간과한 것이 이 부분이다. 국민 정서를 다 이해하지 못한 것이 이번 사태의 본질이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팬심이 아직 돌아서지 않은 상황에서 추신수가 너무 앞서갔다는 평가를 할 수 밖에 없다.
팬들이 지적 처럼 안우진은 아직 당시 피해자들에게 모두 용서를 받은 것이 아니다. 아직 안우진의 행동에 상처를 받고 마음을 돌이키지 않은 이들이 있다. 진실 여부도 아직 완전히 해결 된 것이 아니다.
그들의 상처를 생각한다면 추신수의 발언은 경솔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아직 사안이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에서 안우진에 대한 평가를 한다는 것은 지나치게 앞서간 언급이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실수는 분명 용서를 받아야 한다. 진심이 동반된 한 번의 실수는 분명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하지만 안우진은 아직 완전한 사과와 용서를 받지 못했다. 추신수가 간과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추신수의 작심 발언은 무게감이 있었지만 사태에 대한 완전치 못한 이해가 바탕이 된 탓에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butyou@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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