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에서의 3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패했던 김 감독. 특히 라인 크로스 오심 논란과 버저비터 패배라는 결말을 쓴 3라운드 패배 후 그는 심리적인 타격까지 받았다고 고백할 정도로 힘겨워했다. 이후 5연패로 무너졌을 정도. 그랬던 김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복수전을 승리로 마무리했다는 사실에 큰 웃음을 지었다. 곁에서 지켜본 김진유조차 “감독님이 그렇게 기뻐하는 건 처음 본다”고 말했을 정도였다.
복수전이라는 의미가 제대로 맞아떨어질 정도로 김 감독과 KGC의 관계는 사실 그리 좋지 않다. 2010년대 중반반부터 2020년대 초반까지 최고의 성적을 이어가고 있었음에도 KGC의 지원은 항상 부족했다. KBL 정상을 이끈 명장에 대한 대우도 좋지 않았다. 이별 과정도 그리 아름답지 않았으니 만날 때마다 불꽃이 튈 수밖에 없었다.
김 감독은 승리 후 “솔직히 그동안 KGC에 서운한 부분이 많았다. 지금은 최고의 팀이고 또 모든 부분에서 지원도 많이 하는 것 같더라. 내가 있을 때와는 천지 차이다(웃음). 계속 잘 될 것 같은 팀이 KGC다. 오래 이어질 것이다. 그런 팀을 우리가 이긴 건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또 앞으로도 이기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다. 농구계가 더 재밌어질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서운한 감정을 드러내는 건 이제 그만해야 할 것 같다. 그동안 정말 서운했다. 성적이 좋지 않아서 팀을 나온 게 아니었으니 말이다. 좋은 팀으로 만들었는데 떠나야 했다. 솔직히 감사패라도 하나 주지 않을까 했는데(웃음). 그런 게 아쉬웠다”고 말했다.
KGC 시절 김 감독과 프런트의 관계가 그리 좋지 않았다는 건 이미 농구계에 퍼져 있었다. 특히 전삼식 전 단장과의 입장차가 컸고 그로 인해 이별 과정에서도 서로 섭섭함만 남긴 채 끝을 낼 수밖에 없었다. 서정일 단장 부임 이후 많은 부분에서 개선됐다는 평가가 있으나 이미 김 감독은 떠난 이후였다.
김 감독은 “(서정일)단장님께서 선수들에 대한 지원을 잘해주시는 것 같다. 내가 있을 때는 왜 그런 게 없었을까 싶더라. 그래서 더 이기고 싶었는데 3라운드 경기가 끝난 후 정말 억울했다”며 “대우를 못 받았을 때가 생각나고 또 지금 KGC가 좋은 단장님 밑에서 좋은 팀이 되는 걸 보니까 심리적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 정말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단 한 번의 승리로 모든 아쉬움을 잊기는 힘들다. 긴 시간 쌓여온 것이기에 모두 지우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단순한 아쉬움이 아닌 승리를 위한 동기부여로 삼은 김 감독이다.
김 감독은 “고양에서 2차례 더 맞대결하게 되는데 반드시 이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잘 이겨내 준 우리 선수들에게 고맙다. KGC는 좋은 팀이고 그들을 꺾을 수 있는 우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민준구 MK스포츠(kingmjg@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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