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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벤자민 “처음엔 커피 주문도 긴장…주변 도움으로 적응 완료”

연합뉴스 조회수  

천덕꾸러기에서 에이스로 성장한 벤자민, 그가 밝힌 변신 이유

포효하는 벤자민
포효하는 벤자민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유지호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kt wiz와 재계약한 외국인 좌완 투수 웨스 벤자민(30)이 지난해 초반 부진을 딛고 리그 최고의 좌완투수로 거듭난 과정에 관해 설명했다.

벤자민은 18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한국 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기대 이하의 모습을 펼쳤으나 주변의 도움으로 이겨낼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벤자민이 한국 땅을 밟은 건 지난해 5월이다.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한 윌리엄 쿠에바스의 대체 선수로 한국 땅을 밟았다.

한국에 처음 온 벤자민은 극도의 긴장과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벤자민은 “사실 KBO리그에 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kt에 입단했다”며 “한국의 생소한 환경이 익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음식, 커피 주문할 때 실수할까 봐 엄청나게 긴장했다. 내 뒤로 줄이 길어지는 게 싫었다”며 “이런 이유로 며칠 동안 호텔 방에만 머물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한국 문화에 적응하지 못한 벤자민은 그라운드에서도 제 실력을 보이지 못했다.

멘털 문제는 신체에 영향을 미쳤다. 벤자민은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6월 9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3이닝을 소화한 뒤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는 17일 만인 6월 26일 복귀했으나 눈에 띄는 모습을 보이진 못했다.

특히 7월 한 달간 출전한 4경기에서 5개의 홈런을 헌납하는 등 장타 허용률이 높았다.

벤자민은 다른 대체 선수들처럼 2022시즌을 마치고 짐을 싸는 듯 보였다.

그러나 벤자민은 8월부터 무서운 기세를 보이며 팀 에이스로 우뚝 섰다. 8월 이후 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45의 특급 성적을 거뒀다.

벤자민은 “주변 분들이 많은 도움을 줬다”며 “팀 동료들과 코치님들, 그리고 (당시 한국에 머물던) 쿠에바스(전 kt 투수)와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큰 힘이 됐다”고 부활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한국 문화에 빠르게 적응하려고 노력했다”며 “후반기에 살아난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벤자민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함께 뛰었던 양현종(KIA 타이거즈)에 관해서도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는 “양현종은 미국에서 뛸 때 힘든 환경을 잘 대처했다”며 “양현종이 극복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고, 내가 한국 야구에 적응할 때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벤자민과 양현종은 2021년 텍사스에서 함께 뛰었다. 당시 두 선수는 빅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르내리며 남다른 동지애를 쌓았다.

kt가 새 외국인 투수를 찾을 때 양현종은 벤자민을 추천하기도 했다.

포효하는 벤자민
포효하는 벤자민

[연합뉴스 자료사진]

벤자민은 2022년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준 헌신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10월 10일 정규시즌 NC 다이노스전에 선발 등판한 뒤 3일 뒤인 13일 KIA 타이거즈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불펜으로 등판하는 강행군을 소화했다. 또한 10월 17일과 22일 키움 히어로즈와 준플레이오프에 선발 출전해 맹활약했다.

벤자민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미국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간 경험이 있으니, 그런 역할이 필요하다면 맡겨달라’고 구단에 건의했다”며 “오랜만에 큰 경기를 앞두니 나도 모르게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더라. 팀의 좋은 성적을 위해 기꺼이 불펜 등판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벤자민은 시즌 종료 후 kt와 연봉 130만 달러에 재계약을 맺었다. 2022시즌 연봉(33만 1천 달러)의 약 4배 수준이다.

그는 팀이 기대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일찌감치 새 시즌 준비에 들어간 벤자민은 많은 부분에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는 “한 시즌 동안 KBO리그에서 뛰었으니, 다른 팀들이 나에 관해 분석을 마쳤을 것”이라며 “올해엔 더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잘 해낼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난해 초반 장타를 많이 허용한 것을 알고 있다”며 “2023년엔 이 점을 개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ycle@yna.co.kr

연합뉴스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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