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혁, 입단식서 “어린 투수들 끌고 갈 것…구창모 공 받고 싶다”
(창원=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프로야구 NC 다이노스로 입단한 박세혁(33)은 프로 생활 두 번째로 선배 양의지(36·두산 베어스)의 흔적을 지워야 하는 역할을 맡는다.
박세혁은 2018년 두산의 주전 포수였던 양의지가 NC로 떠나면서 마스크를 이어받아 2019년 두산의 통합우승을 일궜다.
2023시즌을 앞두고 박세혁은 또 한 번 비슷한 상황에 놓였다. 양의지가 두산으로 복귀하면서 이번엔 박세혁이 NC로 왔기 때문이다.
‘현역 최고 포수’의 공백을 지워야 하는 부담감에 시달릴 법도 하지만, 박세혁은 좌고우면하지 않고 새 시즌에 전력투구하는 모습이었다.
박세혁은 16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입단식에서 “2019년에 (양)의지형이 두산을 떠났을 땐 처음 주전을 맡았기 때문에 부담이 됐고 그 빈자리를 지우려 많이 노력했었다”며 “지금은 부담이 설렘으로 다가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의지와) 다른 야구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가 가진 것을 쏟아부을 것”이라면서 “각자 열심히 하면 좋은 곳에서 만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세혁은 이날 자신이 직접 준비한 소감문에서는 “팀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빛날 순 없고 제가 고참으로서 조금만 빛나고 동료 선수들이 골고루 빛나도록 조력자가 되겠다”며 “팀 승리의 밑바탕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밝다.
NC에서 4년간 타율 0.322, 103홈런, 397타점으로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양의지를 완전히 대체할 순 없더라도 궂은일을 도맡아 팀을 이끌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젊은 선수들이 많은 NC의 ‘더그아웃 리더’ 역할을 자임했다.
박세혁은 “모든 야수를 바라보는 포수가 중심을 지켜줘야 한다”며 “타격과 수비뿐 아니라 생활에서도 어린 선수들의 마음을 잡아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터리 호흡을 맞출 투수진들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박세혁은 “어린 투수들이 많이 성장했고 볼이 좋은 투수들이 많다”며 “모든 포수라면 구창모 선수의 볼을 받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두산에도 어린 선수가 많았던 터라 신민혁, 송명기, 김시훈 등 어린 선수들을 끌고 갈 수 있다”며 “좋은 구위, 구종을 가진 투수가 많기 때문에 빨리 공을 받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안와골절 부상 여파 등으로 부진했던 박세혁은 “좋은 성적을 못 올린 것은 저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며 “전체적으로 변화를 가져가기 위해 부담감을 내려놓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인권 감독과 두산에서 배터리 코치로 인연을 맺었던 그는 “어릴 땐 무서웠는데 시간이 지나고 정이 깊게 들었다”며 “감독님이 첫해를 멋있게 보낼 수 있도록 도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혁은 이날 이진만 대표이사, 임선남 단장, 강인권 감독, 박민우 선수대표가 입단식에 참석한 가운데 두산에서 썼던 등번호 10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전달받았다.
그는 등번호를 양보해준 도태훈에게는 감사 선물을 줄 계획이라고 전했다.
bin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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