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 테니스의 희망 권순우(26·당진시청)가 한국 선수 최초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2회 우승을 이뤘다. 권순우는 여세를 몰아 2023년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 오픈에서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권순우는 16일(현지시간) 호주 멜버른의 멜버른 파크에서 개막하는 프로테니스 메이저 대회 호주 오픈(총상금 7650만 호주 달러) 남자 단식에 출전한다. 1라운드 상대는 역대 맞대결 전적에서 1승을 기록 중인 크리스토퍼 유뱅크스(123위·미국)여서 대진 운이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권순우의 호주 오픈 최고 성적은 지난해 2회전 진출이며 메이저 대회 기준으로는 2021년 프랑스 오픈의 3회전(32강) 진출이 최고였다. 한국 선수의 메이저 대회 최고 기록은 정현(27)이 2018년 이룬 호주 오픈 4강이다. 권순우는 “대진 운이 좋다고 생각 안 한다”면서도 “나는 젊다. 회복 잘하면 어려운 경기라도 잘 치를 것”이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권순우는 호주 오픈 직전 열려 전초전 성격을 지닌 ATP 250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 2차 대회에서 우승해 어느 때보다 좋은 분위기를 탔다. 강력한 포핸드를 앞세운 권순우는 14일 결승전에서 로베르토 바우티스타 아굿(26위)을 2-1(6-4, 3-6, 7-6 <7-4>)로 제압하고 2021년 9월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오픈 첫 우승 이후 약 1년 4개월 만에 통산 2승째를 신고했다.
한국 선수가 ATP 투어에서 2승을 거두기는 권순우가 사상 처음이다. 권순우는 2021 아스타나 오픈에서 한국 최연소 투어 우승자(만 23세 9개월)가 됐고 이번에 다시 우승하면서 한국 테니스 최초의 멀티 우승자로 우뚝 섰다.
권순우에 앞서 2003년 1월 아디다스 인터내셔널에서는 이형택(47) 오리온 테니스단 감독이 한 차례 ATP 우승을 이룬 바 있다.
특히 권순우는 애들레이드 2차 대회 예선 2회전에서 토마시 마하치(115위)에 져 본선 진출이 좌절되는 듯했지만 진출자 중 부상으로 기권한 선수가 나오면서 ‘러키 루저’로 본선 무대를 밟는 행운을 안았다.
ATP 투어 단식에서 러키 루저가 우승하는 것은 흔치 않다. 역대 10번째 러키 루저 우승자가 된 권순우는 “러키 루저로 본선에 올라와 1회전부터 예선에서 나를 이긴 선수를 만나 힘들었다”며 “하지만 1회전 승리 후 2회전부터 부담 없이 경기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상대를 연파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며 “러키 루저로 올라오면서 부담은 덜했는데 올라갈수록 간절함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권순우는 이날 승리로 랭킹 포인트 250점을 획득하면서 ATP 라이브 랭킹에서 5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52위는 권순우가 2021년 11월에 세웠던 커리어 최고 랭킹과 동일하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