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2군 선수단의 해외 전지훈련을 결정했다.
훈련 장소는 일본 오키나와. 1군 캠프인 온나손에서 그리 멀지 않은 이시카와 구장을 2군 훈련지로 활용하기로 했다. 원래 LG가 쓰던 구장인데 LG가 미국을 캠프지로 선택하며 변화가 생겼다. 낡은 시설이기는 하지만 실내 연습장도 갖추고 있어 충분히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박진만 감독이 1,2군 캠프를 오가며 선수들을 살필 예정이다. 2군 선수들에게도 많은 동기 부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주목을 받는 선수는 역시 김동엽이라 할 수 있다. 2군 캠프 합류가 유력한 상황인데 그럼에도 박진만 감독에게 어필할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김동엽은 지난해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1군 출장 경기 수가 30경기에 그쳤고 타율은 0.221에 머물렀다.
장기인 홈런은 2개에 불과했고 타점도 4개로 대단히 초라했다. 출루율도 0.250으로 크게 꺾였고 장타율은 0.337에 그쳤다. OPS가 0.587로 낙제점이었다.
박진만 감독은 그런 김동엽에게 강한 자극을 줬다. 감독 대행 시절 “내가 대행을 맡은 동안에는 1군에 올라오는 일은 없을 것이다. 김동엽은 많은 기회를 받은 선수다. 20홈런 한 번 친 것으로 계속 버틸 수는 없다. 철저하게 변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이제는 감독과 선수로 다시 마주하게 된 두 사람. 박진만 감독은 다소 부드러워졌고 2군 캠프가 오키나와에서 열리게 되며 자연스럽게 김동엽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기회를 얻게 됐다.
박 감독은 “1,2군 캠프의 거리가 멀지 않기 때문에 캠프를 오가며 선수들을 살필 예정이다. 2군에서도 눈에 띄는 선수가 있다면 캠프 도중에도 1군에 불러 테스트를 해 볼 예정이다. 김동엽이 어떤 캠프에 속하게 될지는 아직 결정이 나지 않았지만 2군 캠프로 간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가 없다. 어차피 한 장소나 마찬가지인 곳에서 1,2군 훈련이 펼쳐지기 때문에 어떤 캠프에 합류한다고 하더라도 모두 내가 살필 수 있다. 2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1군에 올라 올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결국 김동엽이 하기에 달렸다”고 설명 했다.
삼성은 거포에 목마른 팀이다. 상대적으로 홈런이 많이 나오는 홈구장의 특성상 20홈런 이상을 기본으로 깔고 갈 수 있는 거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지난해 20홈런을 넘긴 선수는 피렐라(28개)와 오재일(21개) 둘 뿐이었다. 보다 강력한 홈런 전문 타자가 꼭 필요한 상황이다.
기나긴 슬럼프 속에서도 삼성이 김동엽의 끈을 놓지 못하는 이유다. 올 시즌엔 2군 캠프로 가더라도 박진만 감독에게 자신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기회도 얻었다.
이제는 오롯이 김동엽의 시간이다. 자신의 강점을 어필하며 1군에 재진입할 기회를 만들어내야 한다. 누구도 해줄 수 없는 일이다. 김동엽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다.
삼성은 2군도 해외 캠프를 지원하며 유망주 육성에 많은 돈을 투자하기로 했다. 그 과정에서 김동엽도 자신의 살길을 찾아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butyou@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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