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동안 이어진 이상범 체제가 막을 내렸다. 이제는 새 시대가 열린 원주 DB다.
DB는 5일 2017년부터 지휘봉을 잡은 이상범 감독의 자진 사퇴 소식을 전했다. 성적 부진 및 건강 문제를 사유로 결국 코트를 떠난 것이다.
수석코치 역할을 수행한 김성철 코치마저 떠난 DB는 김주성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올리며 25경기가 남은 2022-23시즌을 이끌도록 했다. 새로운 시대를 알린 것이다.
김 대행은 2002 KBL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원주 TG에 지명된 후 동부, DB로 구단명이 바뀔 때까지 하나의 유니폼만 입고 활약했다. 성골이다. 그리고 KBL을 넘어 한국농구의 상징으로 오랜 시간 남아 있기도 했다.
선수 시절 김 대행은 전설 그 자체다. 통산 16시즌 742경기에 출전했고 3번의 우승을 차지했으며 신인상, 정규리그 MVP 2회, 플레이오프 MVP 2회, 그리고 역대 블록슛 1위(1037개) 등 대단한 기록들을 세웠다.
2017-18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김 대행은 미국 연수 이후 2019년부터 DB에서 코치로 부임했다. 이후 D리그는 물론 1군에서 지도자 커리어를 쌓았다.
이 전 감독과 김 전 수석코치가 떠난 현시점에서 김 대행은 생각보다 일찍 지휘봉을 잡게 됐다. 이광재 코치가 남아 그의 옆을 지킬 예정이다.
기대보다 걱정이 더 큰 상황이다. 정상적인 지도자 교체가 아닌 만큼 당연히 걱정이 크겠지만 김 대행과 이 코치의 부족한 지도자 경험이 과연 DB에 어떤 변화를 줄 수 있을지 미지수다. 더불어 주축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인해 바닥으로 떨어진 전력을 단기간에 끌어올리기도 어렵다. 여러모로 부담감만 남아 있다.
김 대행이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남은 25경기를 잘 치러낸다면 2023-24시즌부터는 정식 감독으로 승격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게 된다.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것 외에 아직 증명한 것이 하나도 없지만 남은 25경기에서 보여줄 그의 지도력이 평가의 기준이 될 수 있다.
물론 오랜 시간 코치로 활동한 이들도 갑작스러운 시기에 감독대행이 되면 대부분 반전을 일으키지 못하고 쓰러졌다. 베테랑 코치들도 이겨내기 힘든 것이 현재 DB의 현실이다. 그런데도 김 대행이 상황을 바꿀 수 있다면 그것만큼 확실한 임팩트도 없다.
김 대행에게는 물음표만 가득할 뿐이다. 그는 절반 가까이 남은 이번 시즌 내에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야만 한다. 선수 시절 ‘에어 카리스마’라는 닉네임처럼 하늘 높이 뛰어올랐던 김 대행이 이번에는 지도자로서 DB를 끌어올릴 수 있을까. 분명 지켜볼 필요가 있다.
민준구 MK스포츠(kingmjg@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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