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구창모.. (NC 다이노스 제공) |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일군 뒤 2년 사이 전력이 약해진 NC 다이노스. ‘우승 전력’을 지키지 못했으니 아쉬움은 남을 수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젊은 투타 기둥을 길게 잡아놓는 데 성공하며 새로운 도약을 바라보게 됐다.
NC는 지난 17일 좌완 구창모(25)와 6+1년 총액 최대 132억원 규모의 비(非)FA 다년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NC가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창모의 경우 2024시즌까지 치른 뒤 FA 자격을 획득할 예정이었지만 2시즌이나 앞서 장기계약을 맺었다.
1997년생으로 만 25세에 불과한 구창모는 이미 NC의 ‘국내 에이스’ 자리를 꿰찬 투수다. 2020시즌 9승무패 평균자책점 1.74로 활약한 뒤 부상으로 2021시즌을 통째로 쉬었지만, 올해 건강하게 돌아와 11승5패 평균자책점 2.10으로 건재를 과시했다.
한편으론 과감한 결단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어린 나이에 좋은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부상이 잦았다는 점, 아직 군 문제도 남아있다는 점 등이 리스크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직 FA를 2시즌이나 남겨놓은 시점에서 NC가 이같은 판단을 내린 것은 최근의 팀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 NC는 2020년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후 두 시즌동안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NC 다이노스 박민우. /뉴스1 DB ⓒ News1 김기태 기자 |
특히 지난해 FA 시장에선 외야수 나성범(KIA)을, 올해는 양의지(두산)를 놓치며 2년 연속 ‘FA 최대어’를 타 팀으로 보내고 말았다. 올해는 양의지 뿐 아니라 내야수 노진혁(롯데), 투수 원종현(키움)도 떠나보냈다.
당장 전력 약화가 불가피해 진 셈이다. 올해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 끝에 6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는데 내년엔 올해 만큼의 성적을 낸다는 보장도 쉽지 않다.
전력 약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지만 좀 더 멀리 내다본다면 마냥 암울하지만은 않다.
NC는 이번 FA 시장에서 양의지, 노진혁, 원종현은 놓쳤지만 내야수 박민우(29)는 붙잡았다. 5+3년에 최대 140억원의 역대 최장 기간 계약이다.
지난해의 나성범, 임창민, 김진성 등과 더불어 올해까지 30대 중반의 선수들을 내보낸 대신 90년대생의 젊은 선수들을 붙잡아둔 포석이다. 당장의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한 외야수 손아섭과 포수 박세혁의 영입을 예외로 본다면 일관성이 있는 행보다.
더구나 NC는 올 시즌 야수 김주원(20)과 오영수(22), 투수 김시훈(23)과 김영규(22), 신민혁(23) 등 확실한 재능을 보여준 젊은 선수들을 대거 발굴했다. 이들과 함께 박건우, 손아섭, 박세혁 등 외부에서 수혈된 베테랑들의 시너지를 기대할만 하다.
이런 가운데 구창모와 박민우의 장기계약은 몇 안 남은 ‘NC 프랜차이즈’에 대한 확실한 예우로 팀의 투타 기둥으로 삼겠다는 포석으로 볼 수 있다.
물론 나성범과 양의지를 떠나보낸 것은 계획이 어그러진 것이고 ‘실패’에 가까웠다고 봐야한다. 하지만 이후 이어지는 행보는 NC로선 미래를 내다본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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