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 가리지 않고 활약…흥국생명 순위 반등 ‘일등공신’
딱딱한 조언 대신 대화와 농담으로 팀 분위기 구축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이번 시즌을 앞두고 여자배구 흥국생명으로 복귀한 김연경(34)은 ‘명불허전’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활약을 펼친다.
과거만큼 공격에서 압도적인 힘을 뽐내지는 못해도, 256득점으로 국내 선수 1위이자 전체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오픈 공격 성공률 43.38%(3위), 시간차 공격 성공률 56.18%(2위)로 정확도 높은 공격을 펼친 덕분에 44.83%의 전체 공격 성공률로 이 또한 리그 2위다.
김연경의 진가는 수비에서 드러난다.
어지간한 리베로보다 높은 47.19%의 리시브 효율(세터 위치 1m 이내로 보낸 리시브)로 리그 5위에 자리하고, 디그도 세트당 3.642개로 8위다.
지난 시즌 6위에 머물렀던 흥국생명을 단숨에 2위까지 끌어 올린 김연경의 마지막 숙제는 세터 김다솔(25)과 더 완벽하게 호흡을 맞추는 것이다.
김연경은 13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전에서 세트 점수 3-2로 역전승을 거둔 뒤 “아직 호흡이 완벽하다고 말하긴 어렵다. 중요한 순간에 긴장을 조금 하는 것 같다”면서 “김다솔 선수와는 이야기로 풀어가려고 한다. 덜 단조로운 공격을 하도록 이야기하며 맞춰간다”고 설명했다.
‘식빵 언니’라는 별명처럼 후배들에게 ‘돌직구’를 날릴 것 같지만, 특별한 말은 오가지 않는다.
김연경은 “보통 ‘높게 줘, 길게 줘’ 같이 토스에 대한 구질을 이야기한다. 다솔이는 주로 ‘네, 네’ 하고 대답만 한다”고 소개했다.
김다솔은 빠른 토스가 돋보이는 선수다.
그런데도 아직은 세계 최정상급 선수인 김연경에게 속도와 높이 모두 완전히 맞춰주지는 못한다.
이날 도로공사 전에서도 1세트와 2세트 김연경의 공격은 번번이 가로막혔지만, 3세트부터 김다솔과 호흡이 맞아떨어지며 3-2 역전승에 성공했다.
김연경은 팀에서 가장 많은 28득점으로 팀 승리를 책임졌다.
경기 중에는 배구에 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지만, 경기장을 떠나면 ‘식빵 언니’라는 카리스마보다는 동생들의 작은 고민까지 염려하는 선배가 된다.
김연경은 “사실 후배들에게 (배구에 관련해) 크게 얘기하는 부분은 없다. 각자 고충이 있다. 아픈 선수도 있고, 힘든 시기를 겪는 선수도 있다”며 “그저 이 시기를 잘 버티고 나면 좋은 선수가 된다는 말만 해주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도 그냥 조언 대신 (후배들에게) ‘내 거 책 좀 읽어봐라’는 얘기만 했다”며 2017년 출간했던 자서전(아직 끝이 아니다)을 ‘시간차 공격’으로 소개했다.
평소 김나희(33)와 김미연(29), 옐레나 므라제노비치(25)가 말이 많다고 전한 김연경은 “지금까지는 괜찮았던 2022년이다. 마무리가 나쁘지 않았으면 하고, 내년에도 배구장에서 좋은 결과 가 있었으면 한다”고 조금 이른 새해 인사를 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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