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심혜진 기자] 초보 사령탑의 패기인가. 캠프 시작도 파격이었는데 캠프가 끝난 뒤에도 파격적인 이야기를 꺼냈다. 이호준 NC 다이노스 감독의 이야기다.
이호준 감독이 이끄는 NC는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미국 1차 캠프를 마치고 2차 대만 캠프를 마무리하고 돌아왔다.
NC는 6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7일 창원NC파크에서 훈련에 임한 뒤 8일 시범경기 일정에 돌입한다.
귀국 후 취재진과 만난 이호준 감독은 “미국 캠프와 대만 캠프는 많이 다르더라. 생각을 많이 하게 됐고, 고민도 많아졌다. 초보감독이라 그런지 모르겠는데, 좀 더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선수와 코치로 스프링캠프를 치르긴 했지만, 사령탑으로 스프링캠프를 지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 감독은 “수석코치, QC코치를 할 때는 시야가 넓어서 걱정이 없을 줄 알았는데 막상 감독이 되니 시야가 좁아지더라. 투수부터 주루까지 다 보였었다. 그런데 대만에서 실수가 나왔다”고 털어놨다.
예를 들어 사인을 내야 하는데 타이밍을 놓쳤다거나 준비해야 할 투수 결정도 빨리 내리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이 코치는 나름의 룰을 정했다. 경기 중 선수나 코칭스태프가 실수했을 때 코칭스태프가 벌금을 내기로 한 것이다. 당연히 이호준 감독도 포함이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주루나 수비에서 실수를 하면 담당 코치가 벌금 2만원을 내기로 했다. 주루 실수가 나오면 주루코치가, 포수 블로킹 실수가 나오면 배터리 코치, 수비 실책이 나오면 수비 코치가 벌금을 낸다”면서 “실책이 1년에 100개 정도 나온다고 하더라”라고 얘기했다.
이어 “난 감독이라 액수가 좀 크다. 작전 등에서 실수했을 때 100만원을 낸다. 내가 실수하면 승패에 영향을 미친다”며 “선수가 남아있는데 없는 줄 알고 진행을 한다거나 말도 안 되는 사인을 냈을 때 등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하면 벌금을 낼 것이다. 날 보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코치들도, 선수들도 안다. 그런 부분이 나오면 안 된다. 그래서 감독의 벌금 액수를 크게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캠프를 구상한 부분도 파격적이었다. 훈련 방법이 특이하다. 스페셜리스트 육성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수비 보강이 필요한 선수는 수비만, 타격이 필요한 선수는 타격 훈련만 한다. 주루에 더 힘을 쏟아야 하는 선수는 주루 훈련만 하기로 했다.
이 감독은 “방망이는 치지 말라고 해도 친다. 본인들이 스스로 올 거라고 코치에게 장담했다”고 말한 바 있다.
효과는 있었다고 했다. 이 감독은 “1차 캠프 때 그렇게 했다. 대만에 와서 (김)한별이가 방망이를 너무 치더라”고 웃은 뒤 “스태프, 프런트, 트레이닝 파트 모두 효과가 있었다고 했다. (수비 보강이 필요했던) 한별이 움직임이 많이 좋아졌다. 다른 선수들의 방망이도 많이 살아났다. 폼도 어느 정도 정립이 됐다. 내가 생각하는 게 맞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캠프 때도 계속 그렇게 하겠지만 굉장히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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