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피츠버그에서 인디애나폴리스(트리플A) 때만큼 성적이 좋지 않았던 이유는…”
배지환(26,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시범경기서 펄펄 난다. 배지환은 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브레이든턴 레콤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 시범경기에 1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 3타수 3안타(1홈런) 1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특히 0-6으로 뒤진 3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두 번째 투수로 등판, 우완 퀸 프리스터에게 볼카운트 2B서 3구 92.8마일 투심이 몸쪽에서 약간 낮게 들어오자 통타, 중월 솔로포를 터트렸다. 타구속도 104.9마일, 발사각 30도였다.
배지환은 이번 시범경기 6경기서 11타수 6안타 타율 0.545 1홈런 1타점 3득점 OPS 1.492를 기록 중이다. 표본은 적지만, 배지환의 시즌 출발이 좋은 건 확실하다. 2023시즌에 메이저리그에서 두각을 드러냈지만, 작년엔 유독 부상이 잦아 메이저리그에서 입지를 굳히지 못했다.
따지고 보면 배지환은 트리플A에선 더 이상 보여줄 게 없다. 작년 66경기서 타율 0.341 7홈런 41타점 OPS 0.937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 통산 390경기서 타율 0.304 24홈런 180타점 298득점 OPS 0.823이다.
반면 메이저리그에선 통산 150경기서 타율 0.231 2홈런 44타점 OPS 0.600이다. 작년엔 부상자명단과 트리플A를 오간 끝에 메이저리그에서 29경기에 출전, 타율 0.189 6타점 11득점 6도루 OPS 0.463에 머물렀다.
배지환은 더 이상 아프지 않다. 이날 미국 펜실베니아주 매체 더 프로그레스에 “지금 가장 좋은 건 통증이 없다는 것이다. 치거나 뛸 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작년 피츠버그에서 인디애나 시절만큼 성적이 좋지 않았던 이유는 대부분 압박감 때문이었다. 빅리그에 있을 땐 압박감이 많았다. 몸이 긴장된다. 그래서 속도가 느려지는 것 같았다. 인디애나에서처럼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하면 괜찮을 것 같다”라고 했다.
데릭 쉘턴 피츠버그 감독은 “배지환에게 가장 중요한 건 공격적인 성장”이라고 했다. 아프지 않으니 공격력만 증명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쉘턴 감독은 “우린 그가 트리플A에서 활약하는 걸 봤다. 메이저리그 수준에서 일관되게 변환되지는 않았다. 올 겨울 그가 한 일이 그를 (메이저리그 로스터)마지막 자리를 놓고 경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올 겨울 정말 잘 준비한 것 같다. 정말 열심히 했다”라고 했다.
배지환은 이날 좌익수로 나섰다. 중견수를 많이 보다 코너 외야도 보기 시작했고,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다. 호수비도 종종 보여준다. 더 프로그레스는 배지환이 피츠버그 네 번째 외야수 한 자리를 놓고 다툰다고 밝혔다. 내야수로 살아남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배지환이 올 시즌에는 빅리그의 벽을 완전히 깨고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조용히 3월의 광란을 시작했다. 아직 시범경기가 좀 더 남아있는 만큼, 상승세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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