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박승환 기자] “우리 팀을 모르고 하는 이야기”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은 1차 호주 시드니, 2차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를 모두 마치고 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3년 18억원의 계약의 마지막 시즌을 앞두고 있는 사령탑의 각오는 남달랐다.
두산은 지난 2022시즌이 끝난 뒤 KBO리그 최초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 진출을 이끈 김태형 감독과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리고 파격적인 인사를 선보였다. 현역 시절 ‘국민타자’로 불렸지만, 지도자 경험은 전무한 이승엽 감독에게 3년 총액 18억원이라는 큰 계약을 안겼다.
하지만 ‘초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이승엽 감독의 첫 시즌은 분명 성공적이었다. 2022시즌 창단 첫 9위까지 떨어졌던 팀을 5위까지 끌어올렸고, 2년 만에 가을 무대로 복귀했다. 지난 시즌 또한 마찬가지였다. 두산은 오재원의 약물 대리 처방 사태로 인해 1.5군급 선수들이 대거 이탈, 외국인 투수들이 줄줄이 부상을 당한 상황에서도 144경기의 대장정을 4위로 마무리하며 2년 연속 가을잔치에 초대받았다.
문제는 가을 무대에서의 결과가 너무나도 좋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2023시즌 두산은 NC 다이노스에게 무릎을 꿇으며 포스트시즌 일정을 한 경기 만에 마무리하게 됐고, 지난해에는 KT 위즈를 상대로 2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점도 뽑아내지 못하면서, 와일드카드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4위팀이 5위팀에게 준플레이오프행 티켓을 내주는 수모를 겪었다.


2년 연속 와일드카드 결정전보다 더 높은 곳으로 향하지 못한 만큼 두산과 이승엽 감독의 각오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특히 박정원 구단주 또한 지난달 일본 미야자키를 방문해 ‘주장’ 양의지에게 격려금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4위, 5위 하려고 야구를 하는 것이 아니다. 열정을 갖고 최선을 다해서 베어스다운 야구로 팬들에게 보답해주길 바란다”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승엽 감독도 구단주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사령탑은 4일 귀국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구단주가 4~5등을 하려고 야구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했다’고 하자 “그건 당연하다”며 “프로라면 3~4등 하려고 야구를 하는 것이 아니다. 우승을 목표로 뛰는 것은 당연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산의 전력은 분명 지난해보다 나아졌다. 오프시즌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허경민이 KT 위즈, 김강률이 LG 트윈스로 이적하게 됐고, 김재호가 현역 커리어에 마침표를 찍게 됐지만, 지난해 오재원의 약물 대리 처방에 연루됐던 선수들이 모두 그라운드로 돌아올 수 있다. 그리고 ‘역대 최강’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커리어를 갖춘 외국인 선수들까지 데려왔다.

물론 뚜껑을 열어봐야 하지만, 각종 어려움 속에서도 2년 연속 포스트시즌 티켓을 확보했던 만큼 올해도 해볼만 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허경민과 김강률이 빠지는 등 눈에 띄는 마이너스가 있었던 만큼 두산이 ‘강팀’으로 분류되지는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이승엽 감독이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주위에서 평가가 아직가지는 좋지 않다는 이야기가 들리는데, 글쎄 그건 우리 팀을 모르고 하는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리가 많은 준비과 연습을 하면서 캠프를 보냈다. 우리를 쉽게 보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승엽 감독이 이례적으로 강한 논조로 말한 이유는 있다. 올해가 계약의 마지막해이고, 더는 물러날 곳이 없기 때문이다. 어떤 수를 써서라도 지난 2년보다는 더 높은 곳으로 향하겠다는 마음가짐이다. 사령탑은 “이제 더 물러날 곳이 있나? 삼세번이라는 말이 있듯 열심히 준비했고, 지금까지 과정을 잘 가져오고 있다. 이제 결과를 내기 위해 열심히 할 것이고, 그렇게 열심히 한 결과가 올 시즌이 마치고 나왔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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