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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에서 외국인 선수로 살아남는다는 것…국적도 팀도 다르지만 서로 의지하고 조언하는 동반자 [유진형의 현장 1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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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나차, 니콜로바, 부키리치, 메가(왼쪽부터)가 양 팀 통역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KOVO)
타나차, 니콜로바, 부키리치, 메가(왼쪽부터)가 양 팀 통역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KOVO)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타국에서 외국인 선수로 생활한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V리그를 뛰고 있는 외국인 선수도 마찬가지다.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 절대적인 V리그에서 외국인 선수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실력은 물론이고 낯선 언어와 음식, 그리고 문화까지 적응해야 한다. 그래서 팀은 다르지만, 타국에서 생활하는 외국인 선수들은 서로 의지하고 조언하며 서로를 돕는다.

그들은 승패를 떠나 경기 후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지난달 18일 경기에서도 그런 모습이 보였다.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정관장과 한국도로공사의 경기에서 정관장은 한국도로공사를 세트 스코어 3-0(25-22 25-22 25-20)으로 제압했다. 당시 10연승을 달리던 정관장의 무서운 기세에 한국도로공사는 맥없이 무너졌고 경기 후 선수들은 빠르게 코트를 빠져나갔다.

경기 후 부키리치와 타나차가 인사하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KOVO)
경기 후 부키리치와 타나차가 인사하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KOVO)
경기 후 부키리치와 타나차가 다정한 모습으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KOVO)
경기 후 부키리치와 타나차가 다정한 모습으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KOVO)

그런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 한 선수가 코트로 뛰어왔다. 바로 타나차 쑥솟(등록명 타나차)이었다. 타나챠는 팀 미팅을 마치고 경기장을 떠나기 전 옛 동료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를 만나기 위해 다시 코트로 나온 것이었다. 타나차를 본 부키리치는 환하게 웃으며 코트 중앙으로 뛰어갔고 두 선수는 짧지만 행복한 대화를 나눴다. 타나차와 부키리치는 지난 시즌 한국도로공사에서 한솥밥을 먹은 동료였지만 타나차가 올 시즌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에서 한국도로공사는 물론 다른 팀들의 지명을 받지 못하며 루마니아리그로 떠나게 되면서 헤어졌다. 그리고 이날 경기가 타나차 복귀 후 첫 만남이었다.

이렇게 옛 동료의 인연으로 친분을 과시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지난 15일 경기에서 그런 모습을 보였다.

경기 후 타나차, 메가, 니콜로바, 부키리치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KOVO)
경기 후 타나차, 메가, 니콜로바, 부키리치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KOVO)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와 정관장의 경기에서는 국적이 다른 4명의 외국인 선수의 다정한 모습이 포착됐다. 이날 경기는 풀 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벌어졌고 정관장이 세트 스코어 3-2(20-25 29-27 19-25 25-21 15-11)로 승리했다. 경기 후 승리한 정관장도 패배한 한국도로공사도 지칠 대로 지친 상황, 그런데 니콜로바(불가리아), 타나차(태국), 부키리치(세르비아), 메가(인도네시아)는 경기가 끝나자 마자 모였다. 양 팀 통역까지 국적을 초월한 만남에는 웃음꽃이 가득했고 그녀들은 이날을 기억하기 위해 기념 촬영도 했다.

외국인 선수가 문화적으로 적응하지 못한다면, 본인의 기량을 절반 정도밖에 내지 못하는 아쉬운 결과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이들은 성공적으로 V리그에 안착한 선수들이다. 1년마다 계약을 해야 하는 외국인 선수 특성상 내년 시즌 V리그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알 수는 없지만 그녀들은 이방인으로 한국에서 함께한 V리그를 잊지 못할 것이다.

[니콜로바(불가리아), 타나챠(태국), 부키리치(세르비아), 메가(인도네시아) 등 서로 다른 국적의 선수들이 경기 후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 한국배구연맹(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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