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돌글러브 시절. 울면서 훈련했던 그 시절.”
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송성문(29)은 2024년이 커리어하이 시즌이었다. 142경기서 타율 0.340 19홈런 104타점 88득점 21도루 OPS 0.927을 기록했다. 김도영(22, KIA 타이거즈)이라는 천재가 등장하지 않았다면 3루수 골든글러브는 무난했을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런 송성문을 지난주 대만 가오슝 국경 칭푸야구장에서 만났더니 완전히 다른 사람이 돼 있었다. 작년의 영광은 작년으로 끝났다. 작년에 정립한대로 타격을 다시 준비하지만, 타격감이 영 올라오지 않아 걱정이라고 했다. 아울러 3루에서 2루로의 이동도 적지 않은 책임감이 수반된다. 전임자가 무려 메이저리거(김혜성, LA 다저스)다.
송성문은 “시행착오를 겪는 시기다. 경기 감각도 많이 떨어져 있고. 이맘때 항상 어려움을 겪는다. 작년에도 대만에서 안타를 1개인가 치고 그랬다. 매년 이 시기에 좋지는 않았는데 또 이 시기에 항상 안 좋으니까 불안감이 없을 순 없다. 신경이 안 쓰일 수 없다”라고 했다.
작년엔 잘 풀렸지만, 올해도 잘 풀린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사람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그래도 스프링캠프는 선, 후배들끼리 야구 얘기를 많이 할 수 있는 시간이라서 송성문이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누군가 송성문에게 “언제는 이 시기에 잘 쳤나. 괜찮다”라고 했다고. 오윤 타격코치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는 후문.
송성문은 “작년의 타격을 그대로 가져간다. 그런데 야구라는 게 예민해서 커리어 내내 한 타격폼으로만 칠 수 없다. 변화하는 부분도 있고, 생각이 바뀌어서 바뀌는 부분도 있고. 오윤 코치님이 잘 잡아주고 있다”라고 했다.
1번이나 2번 타자로 나갈 수 있다. 그러나 신경 쓰지 않는다. 송성문은 “타순은 상관없다. 내 타격 밸런스가 제일 중요하다. 실책도 안 해야 하고 타격에서도 팀에 도움이 돼야 한다. 작년 1년 잘한 것이어서, 꾸준히 잘 해야 한다”라고 했다.
2루로 갔다. 홍원기 감독은 김혜성의 빈자리를 메울 최적임자로 송성문을 지목했다. 군 복무 후 2021시즌에 줄곧 2루를 봤던 경험이 있다. 그러나 벌써 4년 전이다. 물론 작년에 종종 2루수를 보긴 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프로에서 제대로 각 잡고 2루수를 보는 건 처음이다.
송성문은 “미국에서부터 (2루 수비)연습을 많이 했다. 연습과 경기는 다르더라. 작년 초반에 3루수를 해도 시즌 초반에는 확실히 타구의 거리 감각, 바운드를 읽을 때의 반응이 무든 느낌이 있었다. 이번엔 2루수로 바꾸다 보니, 시즌 초반에 그런 모습이 없어야 한다. 2루 알바 뛰던 느낌과는 확실히 다르다. 정말 제대로 해보려고 한다”라고 했다.
걱정만 하고 있지만, 옛날에 비해 사람 된 건 사실이라며 여유를 찾기도 했다. 송성문은 “고등학교 때 3루를 보긴 했다. 그런데 프로에 처음에 와서 3루에 그냥 서 있는 사람이었다. 완전 돌 글러브 시절이었다. 자진해서 외야수로 바꾸겠다고 했는데 채종국 코치님이 ‘너를 한번 사람으로 만들어주겠다’ 해서 진짜 훈련 많이 했다. 훈련하다고 너무 힘들어서 막 울고 그랬다. 울면서 훈련했던 그 시절이, 확실히 그래도 사람 만들어준 것 같다”라고 했다.

송성문이 걱정을 날릴 수 있는 방법은 결국 훈련 뿐이다. 남몰래 야간에도 빈 스윙이라도 하며 시즌에 대비하고 있다. 그는 “(야간훈련)뭐 많이는 안 했다. 그냥 느낌을 깨닫는 게 있으면 조금씩 하고 그랬다. 지금 캠프를 시작한지 오래 돼 컨디션이 다운된 느낌도 든다. 한국에 들어가면 다시 체력도 올릴 수 있는 시기가 올 것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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