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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피한 수준” 린가드 인터뷰 거부…처참한 잔디 상태에 분노한 K리그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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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K리그1 선수와 감독이 또다시 불거진 경기장 잔디 문제에 관해 불만을 터뜨렸다.

지난해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상태, 관계자가 잔디를 체크하고 있다. / 뉴스1
지난해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상태, 관계자가 잔디를 체크하고 있다. / 뉴스1

FC서울과 김천 상무는 지난 3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3라운드에서 0-0으로 비겼다. 양 팀은 나란히 1승 1무 1패를 기록했으나 김천이 다득점에서 앞서며 7위, 서울이 9위를 차지했다.

이날 경기에서 양 팀은 다소 부진한 경기력을 보였다. 하지만 경기력보다 더 논란이 된 건 바로 경기장의 잔디 상태였다. 이날 잔디 상태는 최악이라고 볼 수 있을 만큼 심각했다. 선수들이 공을 차지 않고 달리기만 해도 부상을 입을 정도였다. 선수들이 뛰는 곳마다 잔디가 뒤집혀 파였고 미끄러지기 일쑤였다. 열악한 잔디 상태로 인한 부상 위험에 선수들도 예민해졌다.

이날 잔디 상태는 바람이 심하게 불고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는 등 날씨 탓도 있었지만 부실 관리의 문제가 더 컸다. 잔디는 얼어붙어 미끄러웠고 밟기만 해도 곧바로 파여 울퉁불퉁해진 까닭에 다른 선수들의 부상을 초래했다. 이른바 ‘빙상 잔디’다.

이날 체감 온도는 영하였으나 경기장에는 무려 2만 4889명의 관중이 모였다. 하지만 두 팀은 기본적인 경기력도 받쳐주지 못한 잔디 상태 때문에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경기 내내 선수들의 잦은 실수가 포착됐고 경기 완성도 역시 기대 이하였다.

돌파하는 서울의 린가드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돌파하는 서울의 린가드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에 린가드는 잔디가 크게 파이며 발목을 접질리는 부상을 입었다. 린가드는 경기 중 잔디를 걷어차며 크게 분노를 표하기도 했다. 결국 그는 이날 인터뷰도 아예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경 또한 결정적 찬스에서 아웃사이드 패스를 하려다 잔디가 미끄러져 헛발을 차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3일 경기 후 아쉬움을 표하는 김진수 / 뉴스1
지난 3일 경기 후 아쉬움을 표하는 김진수 / 뉴스1

4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김진수는 이날 경기 후 “공이 없어도 (잔디 때문에) 혼자 넘어진다. 공을 차려고 하면 잔디가 밀린다. 이게 정말 맞는지 모르겠다”라며 “정말 창피한 수준이다. 몇 번을 말해도 바뀌는 게 없다. 빨리 조치가 있었으면 한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에서는 잔디로 고민한 적이 한 번도 없다. 훈련장도 경기장도 잔디는 늘 최상이라 고민거리가 아니었다”라고 덧붙였다.

'빙상 잔디'에서 뛰어 두 발목을 모두 다친 정승원 / 뉴스1
‘빙상 잔디’에서 뛰어 두 발목을 모두 다친 정승원 / 뉴스1

이날 방향을 꺾다 몇 차례 통증을 호소한 정승원도 “속도를 내서 뛰면 잔디가 다 들린다. 지금 양쪽 발목이 다 살짝 돌아갔다”라며 통증을 호소했다. 이어 “뛸 때마다 계속 잔디 상태를 인지해야 한다. 하프타임 때도 선수끼리 안전한 경기를 하자고 이야기를 나눴다. 평소였다면 더 적극적인 요구에 대해 대화했을 텐데 그러지 못하고 잔디에만 집중해야 하는 부분이 제일 아쉽다”라며 “(부상이 나오면서) 선수들이 다들 예민해져 있다”라고 토로했다.

상암의 잔디는 꽤 오래된 문젯거리였다. 지난해 9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1차전 팔레스타인전부터 잔디 상태에 대한 지적이 계속됐다. 결국 10월 A매치는 상암이 아닌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치러졌다.

정정용 김천 감독도 “후방 빌드업으로 경기를 풀어가려 했는데 좋지 않은 경기장 환경 때문에 실수가 계속 나왔다. 전략적으로 완전히 새롭게 바꿔야만 했다”라며 아쉬워했다.

김기동 서울 감독 역시 “잔디가 경기에 악영향을 미쳤다. 시즌 개막 때부터 잔디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라며 “날씨가 춥고 잔디가 얼어 있어 이러다 선수들이 다칠 수 있다. 언제 개막하든 상관은 없지만 그러려면 제반 시설이 갖춰지지 않았다. 윗분들이 더 고민해 줬으면 한다”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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