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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올 시즌에도 베테랑 미들블로커 최민호의 존재감은 빛났다. 이제 데뷔 첫 통합우승을 바라본다.
필립 블랑 감독이 이끄는 현대캐피탈은 일찌감치 정규리그 1위를 확정 짓고 여유 있게 챔피언결정전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우리카드전에서 승리와 함께 2017-2018시즌 이후 7년 만에 정규리그 1위를 확정 지었다. 통산 6번째 정규리그 1위.
V-리그 남자부 역사상 가장 빠르게 정규리그 1위 트로피를 들려올린 현대캐피탈은 허수봉,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즈(등록명 레오), 신펑 덩(등록명 신펑)의 삼각편대가 막강했다. 국가대표 리베로 박경민의 안정된 수비, 이적생 세터 황승빈의 안정적인 토스도 돋보인다.
그러나 이 선수, 최민호의 헌신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최민호는 올 시즌 31경기에 나와 242점 속공 성공률 63.16% 세트당 블로킹 0.699 세트당 서브 0.195개를 기록 중이다. 37세의 나이에 블로킹 2위, 속공 3위, 블로킹 11위에 자리하고 있다. 2024년 10월 27일 대한항공전에서는 남자부 역대 6호 800블로킹에 성공했다. 지금의 활약이라면 2014-2015, 2015-2016, 2021-2022, 2022-2023시즌에 이어 통산 5번째 베스트 7 미들블로커 수상도 유력해 보인다.
또한 올 시즌 기록이 모두 의미가 있다. 득점은 2015-2016시즌 올렸던 315점 이후 8년 만에 개인 단일 시즌 최다 득점이다. 서브 역시 군 전역 후 딱 한 경기만 뛰었던 2018-2019시즌 제외, 가장 기록이 좋다. 블로킹 역시 2019-2020시즌 0.701개 이후 가장 좋다. 중앙에서 여전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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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현대캐피탈은 시즌을 앞두고 중앙에 고민이 있었다. 지난 시즌까지 함께 호흡을 맞췄던 박상하와 차영석이 KB손해보험으로 떠나면서 현대캐피탈 미들블로커 라인에는 공백이 생겼다. 블랑 감독은 최민호의 짝으로 정태준을 낙점했다. 최민호는 중심을 잘 잡았고, 또 후배가 흔들릴 때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부상의 터널에서 나온 정태준은 덕분에 31경기 182점 속공 성공률 63.69% 세트당 블로킹 0.562개로 속공 2위, 블로킹 7위에 자리하고 있다.
최민호는 2011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은 이후 군 복무 기간 제외, 단 한 번의 이적 없이 현대캐피탈에서만 뛰었다. 2016년 18연승을 했을 때도, 코트를 지키고 있었으며 현대캐피탈에서만 395경기 2673점의 기록을 남긴 리빙 레전드.
그런 최민호도 아직 이루지 못한 꿈이 있다. 바로 통합 우승. 인연이 없다. 생애 첫 정규리그 1위 트로피를 올렸던 2015-2016시즌에는 챔피언결정전에서 OK저축은행에 발목이 잡혔다. 2016-2017시즌에는 챔프전에서 우승했으나 정규리그 순위는 2위였다. 2017-2018시즌에는 정규리그 1위 자리를 탈환했지만, 챔프전에서 대한항공의 벽에 막혔다. 2018-2019시즌에는 챔프전 우승을 했지만, 정규리그 순위는 2위였다. 이후 대한항공의 통합 4연패 달성 순간을 지켜만 봐야 했다.
최민호 만큼이나 현대캐피탈도 간절하다. 2005-2006시즌이 처음이자 마지막 통합우승이다. 19년 동안 한을 풀지 못했다. 이번이 기회라면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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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에도 최민호는 중앙에서 존재감을 뽐냈다. 과연 현대캐피탈의 19년 한도 함께 풀 수 있을까. 현대캐피탈 팬들도 박수칠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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