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제임스 네일(32)과 아담 올러(31, 이상 KIA 타이거즈)가 역대급 외국인투수 듀오로 거듭날까. 아직 뚜껑을 열지도 않았지만 기대감은 상당하다.
네일과 올러는 지난달 25일 한화 이글스와의 오키나와 연습경기서 나란히 실전 첫 등판을 가졌다. 네일은 선발 등판해 2이닝 5피안타 5탈삼진 1실점했다. 투심 150km까지 나왔고, 스위퍼, 체인지업, 커브 등을 섞으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올러는 충격을 안겼다. 세 번째 투수로 등판, 2이닝 동안 탈삼진 2개로 퍼펙트 투구를 했다. 벌써 포심 최고 153km까지 나왔다. 슬라이더와 커브를 섞었고, 주무기 슬러브도 4개를 섞었다. 구속은 131~135km.
KIA가 제공한 투구분석표에는 스위퍼로 나와있다. 구단 유튜브 채널 갸티비를 통해 한화전을 잠시 중계한 박찬호는 스위퍼로 봐도 무방하다고 했다. 홈플레이트 부근에서 움직임이 심한 특성은 같기 때문이다.
네일은 누구도 걱정하지 않는다. KBO리그 2년차를 맞아 더욱 기량이 농익을 전망이다. 9개 구단 타자들이 네일을 파악하고 들어오지만, 네일도 타자들을 알고 더 정교한 승부가 가능하다. 네일은 좀 더 긴 이닝을 소화하면 금상첨화다.
올러는 개막 이후 구속이 더 나오면 KIA로선 대박이다. 그럴 가능성이 충분하다. 아울러 슬러브는 스위퍼와 달리 약간 사선을 긋는 특성이 있다. 횡과 종의 움직임 모두 있어서, 타자들이 한동안 갖다 맞히기조차 어려울 수 있다. 슬러브에만 의존하지 않고 구위 자체가 좋은 투수여서, 어쩌면 1선발이 될 수도 있다.
역대 최고 KIA 외국인투수 듀오는 2009년 아귈레노 로페즈와 릭 구톰슨이었다. 당시 로페즈는 29경기서 14승5패, 190⅓이닝 평균자책점 3.12였다. 구톰슨은 26경기서 13승4패 161⅓이닝 평균자책점 3.24였다.
2016년 헥터 노에시(15승)와 지크 스프루일(10승), 2020년 애런 브룩스(11승)와 드류 가뇽(11승)까지 KIA는 총 세 차례 외국인투수 듀오 동반 10승을 달성했다. 외국인투수들의 합작 최다승은 2017년 헥터 노에시(20승)와 팻딘(9승)의 29승.
네일과 올러가 원투펀치로 확실하게 활약하면 올해부터 이닝관리를 받을 양현종이 한결 부담을 덜어낼 수 있다. 1~3선발이 강력하면 4~5선발의 부담도 줄어든다. 윤영철, 김도현, 황동하, 여름에 돌아올 이의리로 선발 왕국을 기대해볼 수 있다.

특히 올 시즌 네일과 올러가 나란히 1선발급 활약을 펼칠 기회가 충분한 만큼, KIA 외국인투수 역사에서 2017년보단 2009년을 넘어설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구위가 좋고 자신들만의 무기가 확실하며, 제구가 불안한 유형이 아니다. 다치지 않고 막강 타선의 도움까지 받으면 탄력을 받아 V13 레이스의 선봉장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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