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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이적생 두 명이 KB손해보험의 약점을 지웠다.
레오나르도 아폰소 감독이 지휘하는 KB손해보험은 지난달 28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6라운드 한국전력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 승리를 챙기며 창단 첫 9연승에 성공했다.
까다로운 상대 한국전력을 만나 귀중한 승점 3을 챙긴 KB손해보험은 승점 59(21승 10패)를 기록, 2위 대한항공(승점 60 20승 11패)과 승점 차를 1로 좁혔다.
어느덧 대망의 창단 첫 10연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둔 KB손해보험은 후반기 미친 기세를 보여주고 있다. 12승을 거뒀고, 한 번밖에 지지 않았다. 5라운드 현대캐피탈과 맞대결에서는 현대캐피탈의 17연승을 저지했다.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와 나경복의 쌍포, 국가대표 세터 황택의의 안정적인 지휘, 바레인 국가대표 모하메드 야쿱(등록명 야쿱)의 활약, 베테랑 리베로 정민수의 헌신 등 잘나가는 데에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이 선수들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바로 미들블로커 박상하와 차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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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하와 차영석은 올 시즌을 앞두고 현대캐피탈을 떠나 KB손해보험으로 넘어왔다. 2023-2024시즌이 끝난 후 자유 신분으로 풀린 박상하는 KB손해보험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고, 차영석은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가 끝난 후 트레이드를 통해 세터 이현승과 함께 넘어왔다. 차영석은 프로 첫 이적이다.
지난 시즌 KB손해보험의 최대 약점은 중앙이었다. 기존 주전 미들블로커였던 박진우가 나경복의 FA 보상선수로 우리카드로 떠나면서 공백이 생겼다. 후인정 前 감독도 “여러 팀과 접촉도 하고 이야기도 오갔지만 원하는 방향이 달랐다. 우리만 원해서 되는 게 아니다. 상대도 뜻이 맞아야 한다”라고 말하는 등 트레이드를 적극 시도햇지만 모든 건 실패로 돌아갔다. 결국 지난 시즌 창단 첫 최하위 수모를 맛본 KB손해보험은 약점을 인지하고, 확실하게 전력 보강을 꾀했다. 두 선수는 KB손해보험의 가려운 곳을 확실하게 긁어줬다.
박상하는 베테랑의 투혼을 보여주고 있다. 박상하는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에서 14경기 45점에 그쳤다. 2009-2010시즌 데뷔 후 가장 저조한 성적을 거두며 고개를 숙였다. 박상하가 한 시즌을 치르면서 100점을 넘기지 못하고, 20경기도 뛰지 못한 건 지난 시즌이 처음이었다.
올 시즌은 다르다. 황택의와 속공 호흡이 좋다. 한국전력전에서는 속공으로만 10점을 올렸고, 경기를 끝내는 득점도 박상하의 손에서 나왔다. 2024년 12월 19일 3라운드 삼성화재전에서는 개인 한 경기 최다 10개의 블로킹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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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영석은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팀이 치른 31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와 204점 공격 성공률 56.91% 세트당 블로킹 0.487개를 기록 중이다. 6라운드 한국전력전에서 시즌 한 경기 최다 13점을 올린 차영석은 데뷔 후 처음으로 단일 시즌 200점을 돌파했다(종전 기록 2020-2021시즌 162점). 지난 시즌이 끝난 후 국가대표로도 뽑힐 정도로 군 전역 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두 선수 덕분에 세터 황택의가 뿌릴 수 있는 선택지는 더욱 넓어졌다. 상대팀으로서는 머리가 아프다. 비예나, 나경복만으로도 벅찬데 야쿱이 빠르게 팀에 녹아들고 있고 차영석과 박상하 역시 언제 터질지 모른다. 만약 이들이 막힌다면 황경민, 이준영 등이 대기하고 있다.
천안에서 넘어온 두 선수는 KB손해보험의 창단 첫 우승을 위해 남은 경기에서도 힘을 다하고자 한다.
KB손해보험은 오는 3일 ‘승리를 보장하는 경기장’ 의정부 경민대체육관에서 삼성화재와 맞대결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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