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자랑하는 반상의 ‘절대 1강’ 신진서 9단이 또 하나의 메이저 타이틀을 획득했다.
신진서는 28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회 난양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 3번기 2국에서 중국의 신예 강자 왕싱하오 9단에게 227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이로써 신진서는 종합 전적 2-0으로 난양배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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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을 잡은 신진서는 중반까지 균형을 이어가다 우변에서 대마가 공격당하면서 형세가 불리해졌다. 반전을 노린 신진서는 중앙 백 대마를 끊는 강수를 던졌으나 왕싱하오 역시 강수로 반발하며 우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신진서는 하변과의 좌변의 흑돌을 방치한 채 상변에서 최대한 집을 확보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실리에서 우세가 사라진 왕싱하오는 허약한 하변과 좌변의 흑 대마 공격에 나섰지만 신진서는 절묘한 타개로 모두 깔끔하게 살려내 불리했던 전세를 마침내 뒤집었다.
끝내 역전을 당한 왕싱하오는 우상귀 흑진에 특공대를 투입해 수를 내려 덤볐다. 하지만 신진서는 빈틈없는 대응으로 뛰어든 백돌을 포획하며 우세를 더욱 공고히 했다. 패색이 짙어진 왕싱하오는 70여수를 더 두다가 결국 돌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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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신진서는 개인 통산 8번째 메이저 세계기전 타이틀을 획득하며 역대 우승 순위에서 중국의 구리·커제와 공동 4위에 올랐다.
전 세계 프로기사를 통틀어 신진서보다 세계대회에서 우승을 많이 한 선수는 한국의 역대 일인자인 이창호(17회)와 이세돌(14회), 조훈현(9회)뿐이다. 신진서는 국내 타이틀까지 포함하면 40번째 우승컵을 안았다.
그는 “우승하고 싶었던 난양배에서 우승하고 농심배도 잘 마무리해서 올해 기분 좋게 출발해 기쁘다”고 전한 뒤 “바둑기사는 장기 레이스이기 때문에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올 한 해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난양배 우승 상금은 25만 싱가포르달러(약 2억6천만원), 준우승 상금은 10만 싱가포르달러(1억400만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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