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오키나와(일본) 김경현 기자] KT 위즈의 ‘에이스’ 고영표가 2025시즌을 앞두고 새로운 무기를 공개했다. 그간 고영표를 괴롭혔던 좌타자를 상대하기 위함이다.
고영표는 27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 볼파크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연습경기에서 3이닝 3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은 135km/h가 나왔다. 총 43구를 던졌고 포심 패스트볼 17구, 체인지업 10구, 커터 10구, 커브 6구를 구사했다.
매 이닝 큰 위기 없이 깔끔한 투구를 선보였다. 1회 2사 이후 오윤석의 실책이 나왔지만 르윈 디아즈를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2회에는 김재성에게 선두타자 안타를 맞았다. 후속 타자 전병우를 6-4-3 병살타로 솎아냈고, 계속된 2사 1루에서 이해승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3회에도 안타 하나를 맞았지만 아웃 카운트 3개를 올리며 경기를 마쳤다.
연습경기 첫 등판이다. 고영표는 “마운드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새로운 구종을 연습했다. 일단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던질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남겼다.

KT 측 투구분석표에 ‘슬라이더’ 10구가 찍혔다. 고영표는 이를 ‘커터’라고 불렀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지난 시즌 고영표는 6.0%의 슬라이더 구사율을 보였다. 커터는 던지지 않았다. 이번 경기 커터 구사율은 23.3%에 달했다.
커터를 장착한 이유는 무엇일까. 고영표는 “좌타자 입장에서 조금 더 까다롭게 만들기 위한 구종이다. 직구나 체인지업을 워낙 많이 보고 공략을 한다. 커브보다는 짧고 빠르게, 다르게 변하는 변화구 던지고 싶어서 연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움직임이) 상반된 구종을 하나 만들어야 마운드에서 편하게 승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타자들이 워낙 제 공을 많이 봤기 때문에 저의 파훼법을 가지고 나온 상태다. 저도 파훼법을 들고나오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고영표는 “(좌타자들이 자신에게) 몸쪽을 별로 생각을 안 하고 있으니까, 몸쪽으로 붙어 들어오는 변화구가 있으면 좋겠더라. 몸쪽 패스트볼은 한계가 있고, 몸쪽으로 파고들거나 위로 뜨는 변화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았다”고 답했다.

이전부터 커터 장착을 생각했다고 한다. 고영표는 “좌타자들이 끈질기게 승부하니까 전부터 생각은 많이 했다”라며 “올겨울 일본에 피칭 디자인과 메카닉을 배우러 갔는데, 그때 배웠고 지금 실질적으로 던져봤다”고 말했다.
오늘의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고영표는 “첫 등판인데도 커터를 꽤 구사했고, 타자들 반응이 괜찮았다”며 “배트 윗부분에 맞는 파울이라든지, 플라이볼, 범타가 나오는 게 유의미한 결과물”이라고 전했다.
완성도를 묻자 “한참 부족하긴 한데 60~70% 정도다. 그래도 경기에 써볼 수 있었으니까 과거보다는 괜찮다. 작년에도 슬라이더를 던졌는데 장타를 허용하기도 했고, 오히려 타자 입장에서는 쉽게 날아가는 궤적이 됐다. 올해는 더 디테일하게 배우면서 사용하자고 생각 중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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