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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도영(22, KIA 타이거즈)이 쉬어도 먹고 살아야 한다.
KIA 타이거즈는 25일 일본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한화 이글스와 연습경기를 치렀다. 간판스타 김도영은 결장했다. 사실 22일 첫 실전의 경우 상대가 일본프로야구 히로시마 도요카프였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을 비롯한 주축들에게 출전 자율권을 부여했다.

김도영은 수준 높은 일본 투수들과 상대해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이범호 감독에게 출전을 자청했다. 그리고 25일 한화와의 대외 두 번째 연습경기는 출전하지 않았다. 이날 주축 타자들 중에선 최원준 정도만 정상적으로 나갔다.
김도영이 빠지니, 김도영 역할은 누가 맡았을까. 3루수는 박민이 맡았다. 8번타자로 나갔다. 그렇다면 3번타자는? 김도영 친구 윤도현이 맡았다. 박찬호가 빠진 3유간을 지켰다. 이런 변칙 라인업, 타순이 정규시즌에 나올 가능성은 낮다.
그런데 김도영이 괴물이긴 하지만, 엄연히 사람이다. 현대야구에서 선수 한 명이 144경기 모두 나가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김도영이 간혹 쉴 수도 있고, 최악의 경우 몸이 좋지 않거나 부상으로 못 나가는 상황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
올 시즌 실제로 김도영이 쉬면 3루수는 변우혁이 맡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변우혁은 이날 1루수를 맡았다. 올 시즌 주전 1루수 외국인타자 패트릭 위즈덤도 아직 연습경기에 나가지 않기 때문이다. 어쨌든 만약의 만약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의미 부여를 할 수 있는 라인업이었다.
야구도 세상사와 같아서, 참 희한하다. 하필 김도영이 빠지니 3루수 자리에서 일이 터졌다. 1-1 동점이던 4회 한화가 양현종을 상대로 에스테반 플로리얼의 중월 2타점 2루타로 앞서갔다. 그런데 이 찬스를 만드는 과정에서 3루수 박민의 결정적 ‘알까기’가 있었다.
박민은 2023-2024시즌 호주프로야구 캔버라 캐벌리에서 유학을 하는 등 구단이 애정을 갖고 육성하는 전천후 내야수다. 작년 4월10일 광주 LG 트윈스전서 무리한 수비를 하다 무릎을 다쳐 결장하는 등 우여곡절도 있었다. 박민에겐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내용이 곧 올 시즌의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날 실책이 좋은 시그널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늘 실책은 나올 수 있으며, 오히려 경기 중 일어나는 상황에 안일하게 대처하거나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는 걸 더 경계한다.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수비력이 부쩍 향상된 김도영이 있었다면 실책이 안 나왔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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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연습경기는 그 어떤 상황에도 대응하고 준비해야 한다. KIA가 144경기 내내 김도영을 쓰는 건 어렵다고 본다면, 이런 경기, 이런 상황도 있을 수 있는 법이다. 박민에게도 충분히 시간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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