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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그때는 정말 짜증 났는데, 지금은 행복합니다.”
‘다저스맨’ 김혜성이 메이저리그 입성 후 첫 안타를 친 날, 우완 투수 더스틴 메이도 감격의 복귀 신고를 알렸다.
메이는 24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렌치에서 열린 205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이날 메이는 1이닝 1피안타 1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최고 구속은 152.8km까지 나왔다. 메이가 이닝을 끝내고 들어오자 더그아웃에 있던 동료들은 메이를 반갑게 맞이했다.
이유가 있다. 메이는 최근 부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2021년 토미존 수술, 2022년에는 허리 부상, 2023년 골곡근 수술 등으로 유리몸이란 반갑지 않은 별명이 따라다녔다.
재활에 매진하던 2024년 여름 메이는 아내, 친구들과 저녁 식사를 하던 도중 식도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샐러드가 메이의 목에 걸렸고, 메이는 병원에 입원해 수술까지 받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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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com에 따르면 메이는 이날 등판을 마치고 “목구멍에 있는 샐러드가 물과 닿자마자 온몸이 불타는 느낌이었다. 응급실로 달려갔다. 식도가 찢어졌을 때 부상에서 거의 회복할 시기였기에, 그때는 정말 짜증 났다”라며 “지금은 제 자리로 돌아왔다. 행복하다. 여기 있는 것만으로도 훨씬 더 많은 감사와 행복함을 느낀다”라고 이야기했다.
메이의 아내도 미국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지금은 웃으며 말할 수 있지만 그때는 갑작스럽고 충격에 빠져 있었다. 의사가 더스틴을 바라보며 ‘이건 생사의 문제야’라고 하더라. 병원에 11일 있었는데 먹거나 마실 수 없었다”라고 돌아봤다.
그래서 이번 경기가 더욱 의미가 있다.
메이는 “돌아온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엄청난 무게의 부담감이 어깨에서 내려갔다. 더그아웃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기쁘다. 흥분된다. 신선한 공기를 마시는 것 같고, 새로운 시작이다”라고 미소 지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메이의 미소를 볼 수 있었다. 잘 준비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선발을 맡을지 불펜에서 뛸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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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도 “그냥 실점하지 않으려고 노력할 뿐이고, 정상으로 돌아가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게 야구의 일부”라며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생각한다. 모든 지표, 구속, 릴리스포인트도 그렇다”라고 힘줘 말했다.
메이는 다저스 팬들이 기대하는 투수 기대주 중 한 명이다. 메이는 2016년 드래프트 3라운드 101번으로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2019년 메이저리그 데뷔의 꿈을 이룬 메이는 2020시즌 월드시리즈에서 홀드를 기록하는 등 다저스 우승에 기여했다.
그러나 늘 부상이 아쉬웠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부상으로 최근 몇 년간 시즌을 제대로 완주한 적이 없다. 기대와 달리 메이저리그 통산 46경기(191⅔이닝) 12승 9패 5홀드 평균자책 3.10에 머물고 있다. MLB.com은 “메이는 슬라이더 그립을 새롭게 개발했다. 또 자신의 기량이 늘 최고 수준에 있다고 믿는다”라고 했다.
다저스는 지난해 11월에 메이와 1년 213만 5천달러(약 30억원) 계약을 체결하며 또 한 번의 기회를 주고자 한다. 불의의 부상에서 돌아온 메이가 다저스 마운드에 힘을 더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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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메이가 복귀한 날 다저스도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8-3으로 승리, 시범경기 첫 승을 신고했다. 이날 대타로 나선 김혜성도 2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입성 후 첫 안타를 기록했다. 메이에게나 김혜성에게나 이날 경기는 의미있는 경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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