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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45분과 경기 종료 직전에 연속골을 얻어맞고도 ‘리틀 태극전사’들은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놓치지 않았다. 천신만고 끝에 4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결정지은 20세 이하(U-20) 한국 축구는 이제 홀가분한 마음으로 아시아 정상 도전을 이어간다.
U-20 대표팀은 23일 밤 중국 선전의 유소년 훈련 스타디움에서 끝난 우즈베키스탄과의 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U-20 아시안컵 8강전에서 전·후반을 3대3으로 비긴 뒤 연장 끝에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3대1로 가까스로 이겼다. 9월 개막하는 U-20 칠레 월드컵에 나갈 수 있는 자격은 이번 대회 4강 진출. 이로써 한국은 4회 연속 본선행에 성공했다.
2년마다 열리는 U-20 월드컵은 소문난 스타 등용문이다. 빅 클럽 스카우트들이 총출동해 영입전을 벌인다. 한국은 2019년 U-20 폴란드 월드컵에서 이강인, 오세훈 등을 앞세워 준우승 신화를 썼고 2023년 아르헨티나 대회에서도 4강을 밟는 등 최근 계속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칠레행은 쉽지 않았다. 전반 18분 우즈베키스탄에 선제골을 내준 뒤 8분 만에 신민하(강원)의 동점골에 이어 후반 11분 다시 신민하의 역전골, 5분 뒤 김태원(포르티모넨스)의 추가골이 터지면서 3대1 승리를 눈앞에 뒀으나 한국은 막판에 크게 흔들렸다. 디펜딩 챔피언인 상대 총공세에 수비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후반 45분 추격골을, 후반 추가 시간이 끝나기 직전 극장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 분위기면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허탈하게 놓칠 상황. 하지만 연장을 잘 버틴 한국은 승부차기에서 골키퍼 홍성민(포항)의 선방쇼로 기어이 칠레행을 결정지었다. 1번 키커 김태원이 잘 넣은 뒤 홍성민은 상대 슛을 막았고 네 번째 키커 김호진(용인대)의 성공 뒤에 다시 한 번 몸을 날려 골문을 지켰다. 2대1에서 마지막 키커 하정우(성남)가 골망을 흔들자 한국 선수들은 포효하며 한데 엉켜 짜릿한 기쁨을 누렸다.
전반 1분도 지나지 않아 내준 페널티킥을 막아내는 등 선방으로 시작해 선방으로 마무리한 홍성민은 “승부차기 훈련할 때 10개 중 8개를 막아서 자신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나를 믿고 해준 필드 플레이어 형들, 친구들, 수비수들 모두 고맙다”는 그는 “우승을 향해 달려가겠다”고 했다.
2006년생 홍성민은 지난해 K리그 포항 스틸러스와 ‘준프로’ 계약을 했고 올 1월 프로로 전환된 선수다. 대표팀에서는 2023년 U-17 아시안컵과 U-17 월드컵 전 경기를 뛰었다. 184㎝로 골키퍼로는 단신이지만 순발력과 민첩성이 뛰어나고 양발을 활용한 빌드업에 능하다는 게 소속팀 평가다.
U-20 아시안컵 최다 우승국(12회)은 한국은 26일 오후 5시 15분 같은 장소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결승행을 다툰다. 또 다른 4강전은 일본-호주다. 13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 도전을 이끄는 이창원 감독은 “부담 없이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모든 것을 잘 끌어내겠다. MZ세대 선수들의 세계 무대 도전에 많은 성원과 응원을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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