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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타이난(대만) 김진성 기자] “3년을 헤맸다.”
롯데 자이언츠 간판포수 유강남(35)은 작년 6월16일 LG 트윈스전으로 허무하게 시즌을 접었다. 왼 무릎 내측 반월판 연골 기시부 봉합 수술을 받았다. 80억원 FA 계약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성적을 남겼다. 52경기서 타율 0.191 5홈런 20타점 11득점 OPS 0.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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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유강남은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각) 대만 타이난 아시아 태평양 국제 야구훈련센터에서 “한창 좋았을 때 이후 3년을 헤맸다. 내 생각에는 잘못된 접근 방법으로 타격을 한 것 같다. 너무 나한테 사로잡혀 있었다. 너무 내 느낌에 치중했다”라고 했다.
한 마디로 검증되지 않은 자신만의 세계에만 갇혀 있었다는 아쉬움이다. 실제 2023시즌에도 121경기서 타율 0.261 10홈런 55타점 OPS 0.726을 기록했다. 작년보다 나았지만, 역시 몸값에 어울리지 않는 수치였다.
알고 보면 LG 트윈스 시절이던 2018년엔 타율 0.286에 19홈런 66타점, 2019~2020년에도 16홈런을 쳤다.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 20개 가까운 홈런을 친 건 의미 있었다. 공격력이 아주 빼어나다고 말은 못해도 수비형 포수는 절대 아니었다.
그런데 그 타격조차 최근 2~3년간 망가졌다고 하니, 유강남은 FA 계약의 책임감과 무게감이 더해져 마음이 좋지 않았을 듯하다. 결국 자신에게서 벌어진 문제는 자신이 해결해야 하는 법. 그는 “높은 확률을 찾아가야 한다. 잘 치는 타자들의 공통점을 따라가야 했다. 자꾸 내 느낌만 쫓아가고 생각하다 보니 많이 헤맸다”라고 했다.
어쩌다 좋은 궤도에 올랐는데도 인지하지 못했다고. 유강남은 “그 과정에서 생각이 많아지면서 망가졌다”라고 했다. 이 악순환은, 무릎 재활을 하면서 완전히 끝냈다고. 그는 “재활기간 동안 이런 부분까지 다잡고 적립하면서 왔다. 이젠 코치님들과 잘 준비하고 있다. 정말 흔들리지 않게, 준비했던 것을 한 시즌 내내 끌고 갈 수 있어야 한다”라고 했다.
성담장이 사라졌다. 그러나 유강남은 결국 자기 하기 나름이라고 했다. “펜스에 맞을 타구가 홈런이 될 수는 있다. 반대로 생각하면 방망이 중심에 맞춰야 한다. 그래야 거기까지 날아간다. 내가 포수이기 때문에 안다. 상대 타자에게 칠 타이밍을 안 줘야 정타를 안 맞는다. 담장을 의식하기보다 똑같이 상대에게 장타를 칠 타이밍을 안 줘야 하고, 반대로 내가 타자라면 방망이 중심에 잘 맞출 수 있을지 생각할 것 같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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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야구에서 포수의 공격력은 중요하다. ABS 시대가 열리기도 했고, 더 이상 수비형 포수는 리그에서 인정을 못 받는 추세다. 유강남 역시 프레이밍이 최대 강점이지만, 그것만 하면 안 된다. 그런 점에서 그는 “내가 봐도 내가 잘 해야 한다. 부담을 좀 갖고 해야 하지 않을까. 작년에 일찍 시즌을 마감했기 때문에 올해는 만회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내가 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돼야 한다. 내가 잘하면 우리 팀도 잘 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유강남은 정답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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