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IA 마운드는 이 남자의 위치에 따라 확 바뀐다.
올 시즌 KIA 타이거즈 마운드의 최대 변수는 이의리(23)의 복귀시점 및 건강이다. 그에 따라 5선발과 불펜 운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5선발 경쟁 중인 김도현과 황동하, 신인 김태형의 보직과 역할이 차례로 바뀔 수 있다. 선발과 불펜 모두 운영법이 수정될 수 있다.

그런데 이의리는 빨라야 6월 복귀다. 현재 재활 페이스가 너무 빠르지만,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복귀해도 관리가 필요하고, 최악의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 변수가 많다. 현 시점에서 후반기 상황까지 정확하게 예측하는 건 어렵다.
이의리 변수에 앞서, 일단 이 남자 때문에 KIA 마운드의 무게감, 스타일이 확 달라질 수 있다. 우완 파이어볼러 김도현(25)이다. 김도현은 지난 22일 일본 오키나와 코자 신킨 스타디움에서 열린 히로시마 도요카프와의 연습경기에 두 번째 투수로 등판, 2이닝 1탈삼진 무실점했다.
6타자를 상대하면서 패스트볼 최고 148km까지 나왔다. 최소 145km에 평균 146km을 찍었다. 그리고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을 섞었다. 슬라이더는 딱 하나 던졌지만, 139km까지 나왔다. 아직 개막이 1개월이나 남은 걸 감안하면 김도현은 페이스를 빨리 올렸다는 걸 알 수 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김도현은 작년 포심과 슬라이더 평균 147.9km, 139km가 나왔다. 거의 시즌 평균에 육박했다는 의미다. 페이스를 더 올리면 시즌 초반에 스피드는 더 나올 수도 있다. 이렇듯 팀 우완 중에서 가장 힘 있는 공을 뿌리는 투수다.
공이 빠르다는 점에서 선발을 해도 되고, 중간에서 1이닝 셋업맨을 해도 괜찮다. 김도현보다 상대적으로 스피드가 느리고 빠른 투구 템포와 구종 다변화로 승부하는 황동하의 경우 셋업맨모다 전형적인 선발 스타일로 볼 수도 있다.
이런 측면에서 김도현이 불펜으로 가도 될 듯하지만, 장래성만 보면 우완 선발투수로 육성하는 게 마침 맞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 김태형의 성장 속도, 방향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이범호 감독은 우선 선발과 중간에서 여러 역할을 맡을 수 있는 김도현을 어떻게 쓸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다른 투수들, 나아가 이의리의 재활 프로세스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고, 그 시너지의 합이 KIA 마운드의 올 시즌 전체적인 힘일 수 있다. 김도현이 따지고 보면 이범호 감독의 행복한 고민 유발자다.

김도현은 작년 한국시리즈 5차전 멋진 구원 등판이 큰 경험이 됐다. 어쩌면 그날이 김도현 야구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 아울러 KIA가 좌완왕국에서 벗어나 마운드 짜임새를 높이는 원년이 될 수 있다. 이의리가 돌아오기 전에 김도현이 올해 KIA 마운드의 구성과 짜임새를 바꿀 수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