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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스마일가이가 더 크게 웃는다?
KIA 타이거즈 스마일가이 윤영철(21)이 대외 실전 첫 등판서 쾌투했다. 윤영철은 22일 일본 오키나와 코자 신킨 스타디움에서 열린 히로시마 도요카프와의 첫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 2이닝 동안 삼진 1개를 섞어 무실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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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7명의 타자를 상대해 투구수 30개를 기록했다. 안타와 사사구를 하나도 내주지 않은 것도 고무적이었지만, 눈에 띄는 건 스피드다. 구단에 따르면 이날 윤영철은 포심패스트볼을 137km서 141km까지 찍었다. 평균 139km.
보통의 투수라면 평범한 스피드다. 그러나 윤영철은 2023년 데뷔 후 포심 최고구속이 141~142km 수준이었다. 즉, 개막을 1개월 앞둔 시점에서 벌써 자신의 구속 최대치를 찍었다는 얘기다. 이날 뒤이어 등판한 대부분 투수가 자신의 정상 스피드에 미치지 못했다. 오랜만의 첫 실전이니 당연한 현상이다.
그러나 윤영철만큼은 이미 컨디션이 상당히 올라온 것으로 보인다. 현 시점에서 컨디션이 최고조로 올라온 것이 무조건 긍정적인 건 아니다. 어차피 중요한 건 정규시즌이다. 지금 맞아보고 문제점을 파악해 수정하는 게 낫다는 시각도 있다.
단, 윤영철은 그만큼 오프시즌 훈련을 열심히 한 것으로 보인다. 작년 7월13일 광주 SSG 랜더스전서 2이닝을 투구하고 척추 피로골절로 이탈, 사실상 이후 팀에 전혀 보탬이 되지 못했다. 대신 정규시즌 막판에 돌아오긴 했고, 한국시리즈서도 등판은 성사되지 못했으나 엔트리에는 들어갈 정도로 컨디션을 회복했다. 이후 구단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채널 등을 보면 윤영철이 착실히 개인훈련 하는 모습이 종종 보였다.
한국시리즈까지 꼬박 소화한 투수들은 최대한 천천히 몸을 만들고 있다. 피로누적이 해소되지 않은 채 다시 피치를 올리면 부상 위험도가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영철은 사실상 작년 7월이 마지막 실전이었다. 더 이상 허리는 아프지 않고, 2025시즌 준비가 잘 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듯싶다.
현 시점에서 최고 141km를 찍었으니, 정규시즌서 1~2km라도 구속이 오를 여지가 있을까. 가지 않은 길은 아무도 모르지만, 이범호 감독은 오래 전부터 윤영철이 지금 밸런스와 커맨드를 유지한 채 구속이 조금 더 오르면 금상첨화라는 얘기를 해왔다.
1년 전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센터에 다녀와 글러브에서 양 손을 분리하는 시간을 늦춰 구위를 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스피드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교정한 폼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올해 스피드가 더 오를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프로 3년차이고, 체계적으로 훈련을 소화하며 몸도 좋아질 시기다.
여기서 구속이 1~2km 오르면 기존에 구사하는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컷패스트볼의 위력은 더더욱 커질 전망이다. 그러면 투구내용 자체가 업그레이드된다. 리그 최강 4선발 도전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는 KIA 선발진에 시사하는 바도 크다.
올해 KIA 선발진 후미는 변수들이 있다. 김도현과 황동하, 신인 김태형이 경합 중이지만, 아직 애버리지는 부족한 편이다. 이의리의 재활 페이스가 아주 좋지만 역시 경기력을 장담할 수 없다. 4선발 이의리의 안정감으로 5선발의 불확실성을 메울 수 있다면 KIA로선 장기레이스에서 크게 탄력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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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가 히로시마에 대패했지만, 결과는 어차피 중요하지 않다. 윤영철의 좋은 컨디션을 확인한 게 단연 수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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