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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타이난(대만) 김진성 기자] “딱 보면 알아요.”
롯데 자이언츠 ‘구원 브라더스’ 구승민(35)과 김원중(32)도 프로에서 10년 이상 활약한 베테랑 대열에 들어섰다. 두 사람은 불펜을 넘어 롯데 마운드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구원’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마운드에서도, 일상생활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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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FA 재계약했다. 김원중은 4년 54억원, 구승민은 2+2년 21억원 계약을 체결했다. 심리적 안정감을 갖고 FA 계약 첫 시즌을 맞이했다.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각) 대만 타이난 아시아태평양 국제훈련센터에서 만난 두 사람은 한 마디로 롯데 마운드의 엄마와 아빠였다.
기본적으로 순조롭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김원중은 “아픈 곳 없다. 나쁘지 않게 공이 날아간다. 조바심 내지 않고 하다 보면 시범경기하고 개막 들어가서 몸이 더 올라올 것 같다”라고 했다. 구승민도 동의했다.
자연스럽게 후배들이 눈에 들어온다. 김원중은 “던지는 것만 봐도 안다”라고 했다. 구승민도 “이 정도 해야 한다, 서로 공유를 하니까. 어떻게 보면 몇 년간 같이 하면서 맞춰진 거죠”라고 했다. 김원중은 좀 더 자세히 설명했다. “계속 쭉 했던 투수들은 던지는 것만 봐도 ‘뭘 좀 더 해야 되겠다’를 느낀다. 서로 피드백도 된다”라고 했다.
구승민은 현재 젊은 투수들의 페이스가 좋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어린 선수들이 몸을 잘 만들어온 것 같다. 경기하는 걸 보면 스피드가 많이 올라왔다. (박)준우는 작년보다 더 좋은 공을 던지고 있다. (정)현수도 많이 좋아졌다. (박)세웅이도 씩씩하게 때리는 것 같다. (김)태현이도 잘 하는 것 같고. 우리만 잘 하면 된다”라고 했다.
김원중은 오버페이스를 경계했다. 그리고 세심한 어드바이스를 곁들였다. 결국 진짜 힘을 써야 하는 시기는 정규시즌이다. “여기 마운드에 경사가 있다. 조심하라고 한다. 너무 페이스가 빠르면 다칠 수 있으니. 캠프를 처음 온 친구들은 오버페이스가 걸릴 수 있다. 조금 막아주기도 한다. 더 해야 되겠다 싶은 선수들은 푸시를 하기도 한다. 저희 나름대로 잘 조절하고 있다”라고 했다.
10년 넘게 프로에 있으면서, 스프링캠프에서 과도하게 페이스를 올리다 다치는 선수를 많이 봤다. 어깨 재활 중인 최준용도 팔꿈치를 다쳐 조기에 귀국했다. 김원중은 “120%를 할 것을 110%만 해도 성공이라고 계속 얘기해주고 있다”라고 했다.
단, 후배들에게 그냥 잔소리를 하지는 않는다. 당근이 필요하다. 역시 밥이다. 두 사람은 “밥을 자주 후배들에게 사준다”라고 했다. 이제 대형계약자이니, 당연히 더 베풀어야 한다. 구승민은 “후배들도 ‘아, 이런 느낌이구나’라고 알아가고 마음을 연다”라고 했다.
김원중은 “웬만하면 다 같이 나가서 밥을 같이 먹자고 한다. 캠프에 처음 와본 선수들은 마운드에서 얼어 있으면 나중에 후회한다. 그런 부분을 없애주려고 좀 더 편하게 지내려고 한다. 지키지 않는 선수들에겐 뭐라고 할 때도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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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아빠와 엄마 같은 마음인데, 구분은 딱히 하지 않았다. 김원중은 “밥을 많이 사야 한다. 팀이 잘 돼야 한다. 승리를 많이 해야 한다. 다 같이 잘 해야 한다”라고 했다. 물론 최고참 김상수를 비롯해 진해수 등이 돌아가면서 산다고. 그렇게 롯데 투수들은 구원 듀오의 구원으로 안정적인 시즌을 준비한다. FA 계약자들이 해야 하는 기둥 노릇을 잘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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