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타이난(대만) 김진성 기자] “(전)상현이가 잘 던진 거예요. 저희가 잘 알려줘봐야…”
KIA 타이거즈 ‘섹시가이’ 전상현(29)의 2024시즌은 김원중(32)과 구승민(35, 이상 롯데 자이언츠)에게 ‘구원의 손길’을 받기 전과 후로 나뉜다. 6월 중순 롯데와의 3연전서 평소 친한 두 사람에게 포크볼 그립에 대한 어드바이스를 받고 언터쳐블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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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현은 본래 포크볼을 던졌다. 그러나 올 시즌 감각과 움직임이 좋지 않아 거의 던지지 않았다. 그런데 결국 포심과 슬라이더만으로 승부하자 어려움이 있었다. 결국 포크볼 마스터들을 찾아 교정을 받았고, 이후 대폭발했다.
실제 전상현은 7월 8경기서 2승1패4세이브 평균자책점 3.60, 8월 13경기서 2승1패1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0.57을 기록했다. 3~6월 평균자책점이 5~6점대였으니 포크볼울 구사하고 확연히 달라졌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지난해 전상현의 포크볼 피안타율은 0.150이었다. 물론 2023시즌에 0.063으로 더 좋았지만, 구사율이 6.1%밖에 안 됐다. 2024시즌엔 포크볼 구사율이 13.9%였다.
전상현은 한국시리즈 3차전서 연속홈런을 맞긴 했지만, 서스펜디드 게임으로 진행된 1차전 위기를 극복하는 등 KIA의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맹활약했다. 그 결과 올 시즌 연봉이 1억7000만원서 3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전상현은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던 기간에, 실제로 ‘구원 듀오의 구원’을 고마워했다.
그러나 19일(이하 한국시각) 롯데 자이언츠의 스프링캠프지 대만 타이난 국제 태평양 야구훈련센터에서 만난 구승민과 김원중은 겸손했다. 구승민은 “노하우라기보다, 원래 (포크볼을)던지던 애였다. 그냥 잠깐 봐준 것이다”라고 했다.
김원중은 “감을 잊어버린 상태였다. 저희는 계속 포크볼을 던지고 있으니까. 상현이는 슬라이더를 던지고 있으니. 그래서 저희가 ‘이건 이렇다, 저건 저렇다, 손목은 어떻고, 손가락은 어떻고’ 디테일한 얘기를 하죠. 상현이도 원래 던졌던 친구니까 ‘이거 느낌 괜찮아요’ 그러고. 그러면 다음 날 다시 만나서 피드백을 하고 그랬다”라고 했다.
김원중 역시 “그 친구가 잘 던진 거예요. 결국 저희가 잘 알려줘봐야 그 선수가 못하면 말짱 도루묵이다. 자기 느낌에 잘 대입을 해서 캐치를 잘 한 것이다. 결과가 그렇게 나왔지 않나. 원래도 좋은 친구라서 더 좋아졌다고 봐야 한다. 본인이 어떻게 느끼고, 타자들이 어떻게 느끼는지가 더 중요하다”라고 했다.
때론 친구의 존재감이 이렇게 중요하다. 구승민은 알고 보니 전상현의 상무 직속 선임이었다. 룸메이트였다. 본래 구승민과 전상현이 친했는데 구승민이 김원중에게 전상현을 소개해줘서, 셋은 친한 사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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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중과 구승민은 고참으로서 마운드를 잘 이끈다. 타 구단 선수에게도 아낌없이 베푸는데 소속팀 후배들은 말할 것도 없다. 김원중은 웃더니 “밥을 많이 사려고 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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