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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타이난(대만) 김진성 기자] “공 정말 좋다.”
롯데 자이언츠 특급신인 김태현(20)이 19일(이하 한국시각) 대만 타이난 아시아 태평양 국제야구훈련장에서 생애 첫 라이브피칭을 실시했다. 약 21개의 공을 뿌렸다. 조원우 수석코치와 주형광 투수코치를 비롯한 코치들이 김태현의 공과 타자들의 반응을 생생하게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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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은 광주제일고를 졸업하고 2025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롯데에 입단했다. 패스트볼 최고 145km 이상 찍히고, 슬라이더, 스플리터, 커브를 구사한다. 디셉션이 좋고, 와인드업 시 오른발을 살짝 뒤로 빼면서 지면반력 이용을 극대화해 공에 힘을 싣는 모습이 돋보였다.
김태현의 라이브피칭은 지나가던 새 외국인투수 터커 데이비슨(29)에게도 관심사였다. 데이비슨은 가만히 김태현을 지켜보더니 “공이 정말 좋다”라고 했다. 이어 “김태현이 내게 많이 물어본다. 먼저 다가와서 질문을 해주니 고맙다”라고 했다.
데이비슨은 2020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시작으로 LA 에인절스, 캔자스시티 로열스,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작년까지 꾸준히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았다. 2021년앤 애틀랜타 소속으로 월드시리즈 마운드를 밟기도 했다.
빅리그 통산 56경기서 4승10패 평균자책점 5.76이다. 선발 경력이 17경기로 많은 건 아니다. 그러나 5년간 빅리그에 몸 담으며 체득한 노하우가 있다. 이제 막 프로에서 발돋움하기 시작한 김태현에겐 살아있는 참고서다.
김태현은 “내가 먼저 피칭을 하면 찰리 반즈나 터커 데이비슨이 그걸 보고 라커룸에서 피드백을 해준다. 그 이후로는 나도 편안하게 다가가서 물어본다”라고 했다. 데이비슨은 김태현이 세트포지션에서 턱이 들리면서 몸 중심이 뒤로 쏠리는 부분을 디테일하게 짚어줬다. 김태현은 “수평 라인을 잡아놓고, 포수만 보고 힘을 앞으로 쓰라고 했다. 반즈도 피치터널을 생각하면서 강하게 던지라고 해줬다”라고 했다.
주형광 투수코치는 신중했지만, 자질이 남다른 투수, 팀을 대표하는 왼손 선발투수가 될만한 자질을 갖췄다고 봤다. “경기운영을 보면 자신 있는 것 같다. 주루코치가 일부러 좀 주자를 놓고 흔들었는데 대처하는 걸 보니 마운드에서 여유가 있다”라고 했다.
와인드업 시 발을 미리 뒤로 빼는 것을 두고서도 “자신만의 것이 있는 선수다. 자기 생각이 정립돼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운동을 준비하는 모습, 훈련하는 모습만 봐도 자신만의 확신이 있는 것 같다. 타자 상대로 처음 던졌는데 부담스러울 수 있었지만, 괜찮았다”라고 했다.
김태형 감독은 이날 먼저 한국으로 들어가서 미야자키 캠프를 준비한다. 그러나 이미 “좌완이 145km 던지는데 말할 게 없지”라고 했다. 보직을 말하지 않았지만, 1군에서 무조건 쓸 것이라고 예고했다. 주형광 코치도 1군에서 대성할 만한 투수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주형광 코치는 김태현이 언론의 조명에 들뜨지 않길 바랐다. 어디까지나 신인이다.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주형광 코치는 ”당장 1군에 들어와서 도움이 되면 좋겠지만, 그것보다 충분히 준비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마추어와 달리 프로는 1년내내 경기가 있다. 조금씩 다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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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마운드에 범상치 않은 신인이 들어선 게 분명하다. 이날 만난 김원중, 구승민, 포수 유강남도 김태현이 공을 잘 던진다고 칭찬했다. 김태현은 “생애 첫 라이브피칭이었는데 포수 미트만 보고 던진다고 생각했다. 타자가 들어오면 내 공은 더 좋아진다. 타자가 타석에 들어오면 포수 미트가 더 잘 보인다”라고 했다. MZ다운 당당한 모습이 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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