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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천천히.”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철저히 계획대로 스프링캠프를 지휘하고 있다. 작년 12월 체육기자의 밤 시상식에서도 주축 선수들에게 페이스를 천천히 올려달라고 당부했다고 했다. 실제로 김도영은 지난 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스프링캠프로 떠나면서 그런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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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는 작년에 부상자가 참 많았다. 김도영과 윤도현, 나성범, 임기영, 윌 크로우, 이의리, 김선빈, 정해영, 제임스 네일 등등. 과장을 약간 보태 부상으로 공백기를 가진 선수들만 모아도 베스트라인업을 만들 수 있다.
이범호 감독은 이들의 부상 재발을 방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더구나 위의 선수들이 결국 한국시리즈까지 치르고 피로가 쌓였다. 올 시즌 준비 과정에서 페이스를 천천히 올리라고 얘기하는 게 자연스럽다.
실제 이범호 감독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1차 스프링캠프에선 연습경기를 하지 않았다. 흥미로운 건 오키나와에서도 연습경기는 딱 5경기밖에 없다는 점이다. 작년보다 조금 줄어들었다. KIA는 19일 어바인 캠프를 마치고 일시 귀국 중이다. 하루 쉬고 20일부터 내달 5일까지 2주짜리 오키나와 캠프를 떠나는 일정이다.
연습경기는 22일 히로시마, 25일 한화 이글스, 27일 LG 트윈스, 내달 2일 삼성 라이온즈, 내달 3일 KT 위즈전이다. 선수들이 실전을 통해 뭔가 확인하고, 벤치가 실전을 통해 옥석을 가리는 목적이라면 분명히 적다.
그러나 이미 이범호 감독은 개개인에게 페이스를 천천히 올리라고 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투타 각 파트 별 뎁스, 짜임새가 가장 좋다. 전력의 틀, 시즌 운영의 기본 방침은 나와 있는 상태다. 일부 백업들의 1~2군행을 가르긴 해야 하는데, 그 작업이야 국내 시범경기로 이어가도 무방하다. 컨디션을 천천히 올리는데 굳이 오키나와에서 많은 경기를 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
작년만 해도 오키나와에서 뼈 아픈 부상자가 나왔다. 연습경기 내내 맹타를 휘두르며 MVP에 선정된 내야수 윤도현이다. 이범호 감독은 내심 윤도현을 작년 1군 붙박이 슈퍼백업으로 쓸 계획이었다. 그러나 윤도현은 연습경기 막판 내복사근 부상으로 이탈했다. 퓨처스리그에 복귀해 무리하게 주루하다 중수골을 2년만에 또 다치기도 했다. 이때 손목에 고정한 핀을 작년 가을에 제거하느라 오키나와 마무리훈련도 치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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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치면 마음 아프지 않을 선수는 없다. 그러나 KIA로선 윤도현은 정말 건강해야 한다. 2022년 김도영의 중, 고교 라이벌로 함께 데뷔했으나 3년 내내 부상에 시달렸다. 이런 비극을 방지하는 차원에서라도 연습경기 5차례는 적당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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