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글렌데일(미국 애리조나주) 박승환 기자] “수비만으로도 승리할 수 있어”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18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카멜백랜치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 7일차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김혜성에 대한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올 시즌에 앞서 3+2년 최대 2200만 달러(약 317억원)의 계약을 통해 다저스의 유니폼을 입은 김하성. 다저스는 지난해 월드시리즈(WS) 최정상에 올랐던 팀으로 이미 너무나도 강력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었던 만큼 스토브리그 내내 김혜성과는 이렇다 할 연결고리가 형성되지 않았었다. 하지만 포스팅 마감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내린 김혜성의 결정은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김혜성의 다저스를 택한 것이 의외였던 이유는 앞서 언급했듯이 이미 팀 뎁스가 두터웠던 까닭. 보통의 선수들은 주전이 보장되는 팀과 계약을 맺고, 돋보이는 활약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을 택하는데, 김혜성은 완전히 반대가 되는 결단을 내렸다. 다저스 입단은 주전은 물론 26인 개막전 로스터 합류 조차 확신할 수 없게 만드는 대목이었다.
그래도 다저스 입단이 확정된 후 김혜성에게 희소식이 찾아왔다. ‘트레이드는 없다’고 못박았던 다저스가 주전 2루수였던 개빈 럭스를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이는 김혜성에게도 주전 자리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여전히 다저스의 내야는 넘쳐나는 상황이다. 토미 에드먼과 키케 에르난데스, 크리스 테일러는 센터 내야에 이어 외야까지 소화할 수 있고, 미겔 로하스 또한 강력한 김혜성이 넘어야 할 선수다.


그렇다면 다저스가 김혜성을 품에 안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18일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인터뷰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일단 다저스는 김혜성을 영입함으로써 내야 수비를 강화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국인 내야수에 대한 평가는 김하성(탬파베이 레이스)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절 유틸리티 부문에서 골드글러브를 손에 넣으면서 완전히 바뀌었다.
김혜성도 김하성과 마찬가지로 2루수와 유격수에 이어 3루수까지 맡을 수 있는 자원이다. 경험이 많진 않지만, 정말 필요한 상황에서는 외야로 출전도 가능하다. 최근 스코츠데일스타디움에서 스프링캠프 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이정후는 김혜성의 외야 수비에 대해 피지컬로 공을 잡아내는 타입이라며 워낙 운동신경이 뛰어난 만큼 외야를 맡겨도 잘할 것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김혜성을 향한 로버츠 감독의 기대는 매우 큰 모습이다. 이날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에 대해 “수비만으로도 승리할 수 있다”고 극찬했다. 그만큼 김혜성의 수비력을 높게 평가한 것. 이어 사령탑은 “김혜성과 팀 입장에서 어느 자리가 좋은지는 당장 대답할 필요가 없다. 뛰는 모습을 보면 알게 될 것”이라며 “김혜성의 수비력은 많은 경기에 나갈수록 더 나아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수비에 큰 기대가 있는 상황에서 다저스는 김혜성의 타격에도 큰 변화를 주고 있다. 바로 타격폼을 뜯어고치는 것이다. 이는 다저스가 독단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다. 다저스가 김혜성의 타격폼을 분석했는데, 이는 김혜성이 KBO리그 시절부터 갖고 있던 고민과 정확하게 겹치면서, 구단의 제의를 받아들였다.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은 빠르게 배우고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수”라며 “김혜성의 수비는 매우 매끄럽고, 공격적으로는 빠른 스피드를 통해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는 필드 전체를 사용할 수 있는 선수다. 김혜성이 빅리그에서 조정할 수 있도록 많은 경기에 출전하게 할 것이지만, 그는 이미 빠르게 공부하고 있고,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이미 타격에서의 변화도 잘 받아들이고 있음을 시사했다.
“내가 이 캠프에서 가장 궁금한 선수 중 한 명이 김혜성”이라고 찬사를 보낸 로버츠 감독, 이에 김혜성은 “내 장점이 주루와 수비라고 생각하고 왔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는 팀에 확실히 도움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무조건 개막 엔트리(로스터)에 들 수 있게 시범경기를 열심히 해서, 기대해 주시는 팬분들의 응원에 실망감을 안겨드리지 않게 열심히 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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