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글렌데일(미국 애리조나주) 박승환 기자] “적응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어요”
LA 다저스 김혜성은 1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카멜백랜치에서 스프링캠프 7일차 훈련을 마친 뒤 처음으로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를 통해 김혜성은 무키 베츠를 비롯한 팀 동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달했다.
올 시즌에 앞서 3+2년 최대 2200만 달러(약 317억원)의 계약을 맺은 김혜성은 야수조가 합류하기 전부터 스프링캠프가 진행되는 카멜백랜치에 합류, 구슬땀을 흘렸다. KBO리그에서는 8시즌 동안 뛰었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루키’와도 같은 김혜성에게는 적응해야 할 부분이 한둘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팀 동료들과 가까워지는 것은 물론 메이저리그 수준에 걸맞은 선수가 되기 위한 노력들이 모두 필요한 상황.
꿈에 그리던 무대를 밟았지만, 김혜성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았다. 스프링캠프 일정이 시작된 후 취재진과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클럽하우스 개방 시간(오후 12시 30분~1시 30분)에도 좀처럼 얼굴을 볼 수 없을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내는 중. 오전 단체 훈련이 끝난 뒤 김혜성은 모든 선수들이 언론들과 만남을 마치고 퇴근을 하는 시간에도 새로운 타격폼에 적응하기 위해 실내 배팅 시설에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팀에 대한 적응도 문제가 없다. 총 세 번의 월드시리즈 우승(2018, 2020, 2024)을 맛보는 등 올스타 8회(2016–2019, 2021–2024), 골드글러브 6회(2016–2020, 2022), 실버슬러거 7회(2016, 2018–2020, 2022–2024)를 수상한 ‘3억 6500만 달러(약 5270억원)’의 몸값을 자랑하는 MVP 출신의 무키 베츠가 김혜성의 ‘특급 도우미’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다저스 선수단은 미겔 로하스의 주도하에 최근 수비 훈련을 마칠 때 ‘레츠 고 다저스(Let’s go Dodgers!)’를 외치며 한 명의 선수에게 마지막 수비를 맡기는 문화를 도입했다. 도입은 로하스가 했지만, 주도를 하는 것은 베츠. 베츠는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직후 매번 ‘레츠 고 다저스!’를 외치며 팬들의 호응을 유도한 뒤 김혜성에게 마지막 수비를 맡기고 있다. 팬들에게 김혜성이 주목받을 수 있는 순간을 만들어주고, 모든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에 익숙해져라는 많은 의미가 담긴 행동.
베츠의 역할을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 열린 서울시리즈에서 잠깐 마주친 것을 제외하면 김혜성과 특별한 연은 없지만, 타격에서도 조언을 쏟아내는 중. 김혜성이 타격에 대해 궁금한 것이 있을 때마다 베츠는 진지하게 피드백을 건네고 있다. 특히 김혜성의 이해를 돕기 위해 베츠는 직접 방망이를 들고 시범을 보이는 모습을 수차례 보이고 있다. 이에 김혜성이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베츠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달했다.
김혜성은 메이저리그에서는 신인. 시범경기를 통해 반드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야만 개막전 로스터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다저스에 입단한 뒤 타격폼에 변화를 주고 있는 상황에서 시범경기를 치른다면, 결과가 따르지 않았을 때 조급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 부분에서 베츠가 김혜성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건넸다. 지금 당장의 결과를 바라는 것보다 멀리 내다보라는 것이었다.

김혜성은 ‘베츠에게 어떤 조언을 받느냐’는 물음에 “아무래도 지금은 연습기간이다. 연습이고, 시범경기이기 때문에 ‘결과에 집착하지 말고, 앞으로 시범경기를 할 때도 너무 안타가 안 나온다고 해서, 지금 수정하고 있는 부분을 신경 쓰지 않으면 안 된다. 결과보다는 수정하고 있는 부분에 신경을 쓰면서 네 것을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해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혜성은 “처음에는 내가 먼저 베츠에게 질문을 했다. 그러다 보니 베츠도 ‘앞으로도 편하게 물어봐라’고 말을 해주더라. 그 이후로는 궁금한 게 있을 때 조금 더 자세하게 묻고 있다”며 ‘레츠 고 다저스’ 문화에 대해 ‘너무 행복해 보인다’는 말에 “보시는 그대로다. (베츠가) 워낙 슈퍼스타이고, 그 외에 선수들도 너무나 잘 챙겨주고, 잘 알려주고 있기 때문에 적응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너무 감사하고, 기분 좋게 야구를 하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입단과 동시에 MVP 출신의 슈퍼스타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김혜성은 “막내이지 않나. 야수에서는 거의 막내다. 내가 선배로 있을 때도 그랬지만, 막내는 뭘 해도 귀여운 법이다. 그래서 잘 챙겨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웃었다. 입단과 동시에 베츠와의 관계가 돈독해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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