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타이난(대만) 김진성 기자] “롯데가 뭘 더 해야 5강에 갈 수 있을까요?”
야구계의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 중 하나가 KIA 타이거즈와 함께 전국구 인기를 자랑하는 롯데 자이언츠의 포스트시즌 불발 행진이다. 롯데는 2017년 이후 7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못 나갔다. 현재 KBO리그 10개 구단 중 가장 가을야구 공백기가 길다.

궁금했다. 외국인선수 시선에 롯데는 뭐가 부족해서 5강에 못 갔는지. 2022년부터 KBO리그에서 뛰기 시작해 올해 4년차를 맞이한 에이스 찰리 반즈(30)는 앞으로 롯데가 가야 할 길을 간단하게 정리해줬다. 꾸준한 경기력이다.
쉬우면서도 참 어려운 일이다. 아무리 객관적으로 전력을 잘 꾸렸다는 평가를 받는 팀도 예상치 못한 부상과 부진 이슈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경우가 꽤 있다. 144경기를 치르면서 기복, 사이클 없는 레이스를 펼치는 것은 불가능하고, 결국 최대한 연패를 덜 하는 시즌 운영능력은 필요하다. 김태형 감독은 두산 베어스 시절부터 풍부한 경험과 안목을 자랑하는 사령탑답게 아주 능수능란하다.
단, 아무리 감독이 명장이어도 야구는 선수가 한다. 김태형 감독은 2년차 팀의 체질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고, 실제 성과도 있었다. 그러나 18일(이하 한국시각) 대만 타이난 아시아태평양 국제야구센터에서 만난 반즈도 결국 선수 스스로 잘 준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반즈는 “가장 중요한 건 꾸준함이다. 지난 1~2년을 보니 항상 시즌 초반에 잘하다 막판에 떨어졌다. 작년 같은 경우 초반부터 아쉬웠다가 나중에 올라왔다. 성적을 꾸준하게 내야 가을야구에 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야구는 팀 스포츠이자 개인 스포츠다. 개개인, 특히 핵심선수들이 잘 하는 게 중요하다. 이들이 소위 말하는 애버리지를 내줘야 애버리지가 부족한 선수들의 단점까지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다. 반대로 꾸준하게 활약해주는 선수가 많은 팀일수록 계산된, 주축 선수들의 애버리지 하락에도 대비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롯데는 김태형 감독 부임 이후 내, 외야, 선발, 불펜의 큰 틀을 확실히 짰다. 세부적으로 아쉬움이 있지만 이젠 지켜나가는 힘이 필요하다. 그래서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들을 많이 만들고, 또 그들이 꾸준하게 기량을 보여주는 걸 확인하면 된다.

그렇다면 반즈는 어떻게 롯데에서 지난 3년간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했을까. “매일 컨디션이 좀 다르지 않나. 그 모든 상황을 고려하면서 준비한다. 그래서 내가 선발로 나갈 때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생각하고 준비한다. 사람들은 선발이 5일에 한번씩 나가지 않느냐고 하지만, 그날은 말 그대로 나가서 즐기는 날이고, 그날을 위해 준비하는 기간이 진짜 일하는 시간”이라고 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