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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메이저리그의 ‘대표 먹튀’ 앤서니 렌던(LA 에인절스)이 시즌 아웃 위기에 처했다. 에인절스는 또다시 생돈을 날리게 됐다. 다만 에인절스가 렌던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디 애슬레틱’은 17일(이하 한국시각)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에인절스는 렌던을 비롯한 어떤 선수에게도 (부상) 보험을 가입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유는 돈 때문이다. ‘디 애슬레틱’은 “아르테 모레노 구단주가 추가 비용을 부담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1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렌던은 워싱턴 내셔널스를 거쳐 에인절스에 입단했다. 워싱턴 시절 렌던은 최고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3루수였다. 매 시즌 3할을 넘나드는 타율과 20홈런을 보장하는 완전체 3루수였다. 2019년은 34홈런 126타점 타율 0.319 OPS 1.010을 기록, 내셔널리그 올스타와 실버슬러거를 석권했고, MVP 투표에도 3위에 올랐다. 또한 포스트시즌 17경기에서 3홈런 15타점 타율 0.328 OPS 1.003을 적어내며 워싱턴의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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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시즌 종료 후 렌던은 에인절스와 7년 2억 4500만 달러(약 3539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코로나19 여파로 단축 시즌으로 치러진 2020년은 52경기서 9홈런 31타점 OPS 0.915로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2021년부터 부상에 시달리며 ‘먹튀’의 대명사가 됐다.
최근 4년간 무려 13번의 부상을 당했다. 부위도 고관절, 손목, 정강이, 무릎, 햄스트링, 사타구니 등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 지경. 2025시즌을 앞두고 왼쪽 엉덩이 고관절 수술을 받으며 다시 장기간 이탈을 예고했다.
‘디 애슬레틱’은 “모레노 구단주만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다. 다른 여러 구단도 보험을 가입하지 않는 선택을 한다. 하지만 2020시즌을 앞두고 7년 2억 4500만 달러 규모의 FA 계약을 맺은 렌던의 경우 보험이 현명한 선택이 되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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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에서는 시즌 아웃이라는 전망이 다수다. 메이저리그 소식통 켄 로젠탈은 “에인절스와 렌던의 상황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도 놀라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이건 단순히 또 하나의 불운한 사건이 아니라, 그의 에인절스 커리어가 사실상 끝났음을 의미한다. 올해 안에는 복귀할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고 했다.
‘ESPN’ 알덴 곤잘레스는 “렌던 주위 관계자들에게 들으니 그대로 은퇴를 결정할 수도 있다. 큰 허리 수술인 데다 올 시즌 종료 후엔 계약이 1년밖에 남지 않았다”라면서 “나도 이제 끝이라고 생각한다. 에인절스 일원으로서 플레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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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애슬레틱’은 “만악 렌던이 이번 시즌을 통째로 쉬게 된다면, 엔젤스에서 5시즌 동안 치른 경기의 단 25.3%만 출전한 셈이 된다”고 전했다. 렌던과 에인절스의 계약은 2년이 남아있고, 에인절스는 아직 7720만 달러(약 1115억원)를 더 지불해야 한다.
선수 보험은 선수의 부상 이력에 따라 보험료와 보장 범위가 달라진다. ‘디 애슬레틱’은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만약 엔젤스가 렌던에 대한 보험을 가입했더라면 최소 5000만 달러(약 722억원)의 순이익을 얻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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