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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3루가 내 자리다”
지난 시즌까지 보스턴 레드삭스의 3루를 책임졌던 라파엘 데버스가 불만을 표했다. 알렉스 브레그먼 영입으로 포지션을 옮길 처지에 놓였기 때문.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18일(한국시각) 데버스와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데버스는 포지션을 바꾸는 데 관심이 없다고 단언했다.
2017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데버스는 지난해까지 줄곧 보스턴의 3루 자리를 지켜왔다. 데뷔 시즌 58경기에서 10홈런을 때려내며 타격 잠재력을 입증했고, 이듬해 곧바로 21홈런을 신고하며 팀의 주축으로 발돋움했다. 2019년은 32개의 홈런과 54개의 2루타를 쏟아내며 아메리칸 리그 MVP 투표 12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후 데버스는 매년 20~30개의 홈런을 쳐내는 공격력을 자랑했다.
2023시즌 종료 후 보스턴은 데버스와 11년 3억 3100만 달러(약 4773억원)의 대형 연장 계약을 맺었다. 이는 보스턴 프랜차이즈 역사상 최고액 계약이다. 2024년에도 데버스는 28홈런 83타점 타율 0.272 OPS 0.871로 변함없는 활약을 보였다.

브레그먼 영입으로 포지션을 변경할 처지에 놓였다. 데버스는 “3루가 내 자리다. 나는 줄곧 그 자리에서 뛰어왔다. 구단이 어떤 계획을 세웠는지는 모르겠다. 우리끼리 대화한 적은 있다. 내 입장은 분명히 전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나도 모르겠다”고 했다.
데버스는 지금까지 955경기를 뛰었고, 그중 951경기를 3루에서 소화했다. 유격수로 2경기, 2루수로 2경기를 소화한 것이 전부다. 소화 이닝도 각각 3이닝으로 매우 적다. 보기 드문 순혈 3루수인 셈.
문제는 데버스의 수비력이 리그에서 최하위 수준이라는 것. 데버스는 지난 시즌 평균 대비 아웃 기여도(OAA)에서 -6을 기록, 43명의 3루수 중 공동 36위에 그쳤다. 2020년 이후로 한정하면 -34를 적어냈고, 이는 규정 이닝을 소화한 3루수 중 가장 나쁘다.

반면 브레그먼은 2024년 아메리칸 리그 3루수 골드글러브의 주인공이다. 지난 시즌 OAA는 +6으로 8위를 기록했고, 2020년 이후로 +17을 찍으며 3루수 8위에 올랐다.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은 “데버스는 자부심이 강한 선수다. 그는 자신이 3루수라고 생각하며, 그 자리에서 훈련하고 있다. 우리는 그에 맞춰 결정을 내릴 것이다. 하지만 이건 브레그먼과 데버스, 혹은 나의 문제가 아니다. 이건 보스턴의 문제다. 우리가 내릴 결정은 팀을 위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나는 데버스와 계속 대화할 것이고, 우리가 지구 우승을 위해 필요한 결정을 내릴 것이다”라면서 “나와 데버스의 관계는 탄탄하다. 나는 항상 그에게 ‘이건 야구적인 문제일 뿐, 우리 관계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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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버스는 “나는 처음부터 이곳이 비즈니스라는 걸 알고 있었다. 각자의 입장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진행된 것은 옳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매스라이브’의 크리스토퍼 스미스는 “데버스는 보스턴이 연장 계약을 맺었을 때 3루수를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어긴 것에 실망했다”고 전했다. 스미스에 따르면 데버스는 “계약할 때 확실히 논의된 것은 제가 이 포지션을 오랫동안 맡을 것이라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데버스가 3루에 머무른다면 브레그먼은 2루수로 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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