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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삼성 라이온즈 우완 투수 이재희가 선두타자 실책 출루에도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삼성은 16일 일본 오키나와 나하 셀룰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연습경기를 3-4로 마무리했다. 선발투수 좌완 이승현이 2회 대거 4실점 하며 끌려가는 모양새가 됐다. 불펜진이 무실점을 기록하며 분위기를 바꿨고, 7회 3득점 빅이닝으로 막판 흐름을 탔다.
팀의 6번째 투수로 등판한 이재희는 1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한 이닝에 실책 포함 5타자를 상대했지만 위기관리 능력을 과시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선두타자가 실책으로 출루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7회 마운드에 오른 이재희는 첫 타자에게 평범한 내야 뜬공을 유도했다. 이때 유격수 이해승이 낙구 지점을 파악하지 못해 포구에 실패했다.
불펜 투수에게 이닝 첫 타자 상대는 중요하다. 짧은 이닝을 소화하는 만큼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효율적인 투구를 펼칠 수 있다. 반대로 말하면 선두타자를 내보낸다면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뜻. 선두타자를 실책으로 내보낸다면 위험도는 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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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재희는 흔들리지 않았다. 두 번째 타자에게 변화구를 구사해 땅볼을 유도, 2루에서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계속된 1사 1루에서 삼구 삼진으로 두 번째 아웃을 만들었다. 네 번째 타자에게 풀카운트 끝 볼넷을 허용했지만, 후속 타자를 2루수 땅볼로 솎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삼구 삼진이 압권이었다. 직구 세 개를 연거푸 던져 루킹 삼진을 만들었다. 세 개의 공이 모두 좌타자 바깥쪽에 형성됐고, 타자는 한 번도 방망이를 내지 못했다. 구장 전광판 기준 146km/h-145km/h-145km/h가 찍혔다.
경기 종료 후 이재희는 구단을 통해 “페이스가 차차 올라오는 걸 느낄 수 있는 기회여서 값진 것 같다. 덕아웃에서 일본 타자들이 투 스트라이크에서도 잘 커트 해내는 능력 좋아 보였지만, 마운드에선 일본 선수라는 의식 별다르게 하지 않고 던졌다. 올해 우리 팀이 우승할 때 보탬이 되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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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밭중-대전고를 졸업한 이재희는 2021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3순위로 삼성의 지명을 받았다. 2021년 시즌 중후반 선발로 발탁됐고, 5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5.40을 적어냈다. 앞선 3경기는 조기에 무너졌지만, 마지막 2경기는 5이닝 1실점, 5이닝 2실점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퓨처스리그에서 담금질을 거친 이재희는 2023년 상무 야구단에서 병역 문제를 해결했다. 상무에서는 주로 불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첫 해 평균자책점 4.20을 기록하더니 2024년 1승 10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2.08로 퓨처스리그를 평정했다. 30⅓이닝 동안 탈삼진 34개를 솎아냈다. 볼넷은 10개에 불과했다.
삼성 선발진이 충분한 만큼 1군에서도 불펜으로 뛸 것으로 보인다. 김무신(개명 전 김윤수)이 토미 존 수술로 시즌 아웃되어 우완 불펜 라인이 헐거워졌다. 이재희가 김무신의 빈자리를 메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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